[기업과 재단, 삼성 편③] 재단 이사회 명단도 비공개...투명성 건전성↓
[기업과 재단, 삼성 편③] 재단 이사회 명단도 비공개...투명성 건전성↓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9.05.1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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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 flickr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우). / flickr 제공

 삼성그룹 주요 재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을 비롯해, 삼성복지재단, 그리고 호암재단 등이 있다. 삼성복지재단은 삼성물산 사장에서 퇴진한 이서현 씨가 올해 1월부터 이사장으로 선임됐고, 호암재단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 직을 지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지난 2015년.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는 과정에서 두 재단의 이사장 직에 앉았기에, 이재용 부회장이 두 재단 이사장 직에 선임된 것 역시 경영권 승계의 시작으로 풀이됐다.

재벌 총수 일가가 그룹의 공익재단 이사장 직을 거머쥔다는 것은 상속세나 증여세 면에서는 혜택을 받으면서도 우회적으로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배력 강화의 의미를 띄고 있다. 공익에 기여한다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세금 혜택까지 받고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활용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의 소지가 많다.

국세청이 나서서 주식보유 비율과 관계없이 공익법인의 공익목적 지출을 의무화하거나 공익법인회계기준을 새로 마련해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모두 공익법인의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가 아닌 고유의 목적에 맞게끔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앞서 이뤄진 조치들과 함께 정부는 공익재단의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건전성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제도 마련을 준비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배구조 관리 감독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행령을 손질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재단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라고 불리는 지배구조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삼성의 주요 재단 중 3개 재단의 이사장 직에 총수 일가가 앉아있다고 하더라도 이사회 구성원들이 이사장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라면 투명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삼성그룹의 공익재단들. 사진. 구혜정 기자
삼성그룹의 공익재단들. 사진. 구혜정 기자

삼성 주요재단 이사회 명단조차 불투명

문제는 삼성의 4개 재단 모두 이사회 명단 공개조차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이들 4개 재단의 홈페이지에는 이사회는 물론 이사장의 이름 조차 확인하기가 힘들며,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지난 4월 게재한 공시자료 내에서도 필수 기재사항인 이사회 명단을 빠트렸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공시 담당자에게 문의했으나, 담당자는 "나 역시 잘 모르겠다.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라는 답했다.

세금 혜택을 받는 만큼 정보 공개는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 속에 이사회 구성원의 이름 뿐만 아니라 해당 재단에 걸맞는 이사회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경력사항까지도 공개하고 있는 선진국 사례와 비교해볼 때, 삼성의 재단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할 수 있다.

이사회 명단이 공개되지 않으면 특수관계인의 유무와 비율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현행법 상으로도 이사회 구성원의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특수관계인은 혈족 혹은 배우자, 고용관계 등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들 특수관계인의 비중이 높으면 이사회는 기능은 결국 거수기 노릇에 그친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삼성 주요 재단의 특수관계인(2018년 공시자료 기준)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성인희 이사, 삼성문화재단의 김은선 상임이사, 삼성복지재단의 이수빈 이사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삼성맨 출신으로 삼성 고위직을 거친 뒤 재단의 이사직을 꿰찼다. 총수 일가와 끈끈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인사들이다.

윤리규정 유무도 불확실... 삼성재단의 침묵

또 하나의 재단 지배구조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는 윤리규정 유무와 실효성이 있다. 윤리규정이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으나 삼성 재단은 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윗선에서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검찰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정현호 사장을 소환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재단의 공익사업 비중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회계기준의 변화도 영향이 있겠지만,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 과정이 안팎으로 시끄러운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눈초리도 있다.

이외에도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드러내주는 회의록 공개와 신임 이사 선임방식에 대해서도 삼성 재단 측에 문의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삼성재단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여타 대기업 재단과 비교했을 때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새삼 확인됐다. 모든 홈페이지 상 이사회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재단 관계자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는 답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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