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直說後談]부처님 오신날과 한진그룹
[김병헌의 直說後談]부처님 오신날과 한진그룹
  • 김병헌 전문위원
  • 승인 2019.05.15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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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부처님 오신날과 한진그룹

지난 5월 12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은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불교의 화합 정신이 큰 울림을 준다고 강조했다. "대립과 논쟁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화쟁사상(和諍思想)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져도 화합하고 소통하는 원융회통((圓融會通) 정신이 필요한 요즘"이라는 불교식 화두를 던졌다. 부처님 오신 날과 최근 남북문제 및 여야대립의 상황을 염두에 둔 촌철살인의 메시지였지만.부처님 오신날의 비빔밥도 작금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게 한다.

비빔밥. 우리나라에서는 200년전부터 내려오는 색 과 맛, 계절과 지역, 자연과 인간이 한데 어울려 조화와 융합을 이루는 비빔밥 정신이 담긴 요리다. 흰밥 위에 갖가지 나물과 고기볶음, 튀각 등을 올려 비벼 먹는 비빔밥은 우리와 외국인들 모두 우리나라 대표음식으로 첫손에 꼽는다. 비빔밥은 본디 간단한 요리이다. 부처님의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과 관계가 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님의 생일밥처럼 4월 초파일에 전국의 사찰마다 즐겨 나눠 먹는다. 부처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 화쟁(和諍)은 서로 대립하는 다양한 학설과 이론의 화해와 화합을 말한다. 화쟁은 일심(一心)·회통(會通)과 더불어,특정한 종파(宗派)와 경전(經典)에 얽매이지 않았던 원효 사상의 통불교(通佛敎)로서의 특징을 가장 핵심적으로 나타낸다. 또 원융회통은 모든 현상이 각각의 속성을 잃지 않으면서 서로 걸림 없이 원만하게 하나로 융합되어 있는 모습. 한데 통하여 아무 차별이 없다는 듯으로 화쟁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화쟁사상 원융회통 둘다 조화와 융합으로 비빔밥과 같다. 

그래서 비빔밥이 우리나라에서 부처님의 생일밥(?)이 됐는지 모르겠다. 비빔밥은 웰빙 바람을 타고 해외에서도 한식의 대표요리가 되면서 세계 항공업계 컨테스트인 기내식 어워드에서 1등을 했다. 대한항공에서 처음 기내식으로 개발되어 아시아나 항공을 거치면서 한국 착발 노선을 운영하는 외국 항공사들로 퍼져나간다. 요리에 담긴 그정신 때문인지 단시간 내에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지금은 전 세계 기내식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뉴욕에서 테이크 아웃 비빔밥 전문점이 들어서는 등 세계적으로도 꽤 유명해졌다.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내한공연 때 와서 먹은 후 극찬도 했다. 잭슨이 투숙했던 신라호텔에서 한때 ‘마이클 잭슨 비빔밥’을 특별 메뉴로 올린 것도 사실이다. 허리우드 스타 귀네스 팰트로 역시 비빔밥 예찬론자로 조리법 강좌를 열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비빔밥 정신을 생각하라

비빔밥에 관한한 대한항공을 빼놓고 애기를 이어갈수 없다. 한국의 국적기가 일궈낸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몽고의 영웅 징기스칸에 비유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최근 대한항공이 주력기업인 한진그룹을 보고 있자면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안타깝기까지 하다.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진그룹은 부처님 오신날을 하루 넘긴 지난 13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을 한진그룹 동일인(총수)로 정했다고 한다. 고 조양호 회장이후 승계를 놓고 가족 간 불화설은 일단 덮은셈이다. 승계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 시한을 한차례 넘겨 승계 구도를 놓고 가족들의 불화설에 세간에 확인시켜 준뒤 4일만이다.

지난 2002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 회장 별세 이후 조양호, 조남호, 조수호, 조정호 네 형제들이 유산 배분을 놓고 소송전을 불사한 사례도 있어 세간의 시선은 곱지않다. 가족들간의 합의가 마무리 됐다 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갑질 사건으로 물러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 및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한진그룹은 위기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행동을 돌이켜 보면 쉽사리 합의 자체가 이뤄질리 없다는게 국민들의 대체적인 정서다. 불신 그 자체인 셈이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과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분에 대한 협의와 합의가 무조건 마무리되야한다. 그러나한진그룹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진그룹은 가족기업이 아니다

펀 뱅크스(Fearn Banks)는 조직, 회사, 산업체와 관련된 공중, 물품, 서비스 혹은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조직, 회사나 산업체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수반하는 중대한 사건을 위기라고 규정한다. 쿰스(Coombs)는 위기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사건이며, 잘못 대처할 경우 조직, 산업 또는 스테이크홀더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정의한다. 한진그룹에는 이들 모두에 해당된다.  한자에서는 위기는 위태로울 ‘위(危)’와 틀 ‘기(機)’의 결합이다. ‘crisis’에서 느낄 수 없는 함의가 담겨 있다. 위험을 뜻하지만,동시에 잘 관리하면 조직에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한시대 학자 劉向(유향)의 '戰國策(전국책)'을 보면 여기에 딱 들어맞는 고사가 있다. 전국시대 楚(초) 나라의 대부 莊辛(장신)은 용렬한 襄王(양왕)에게 이러다간 도읍을 보전하지 못한다고 간했다가 혼이 난 뒤 이웃 趙(조) 나라로 잠시 피한다. 이후 다섯 달이 안 돼 秦(진)나라의 침공을 받고 양왕은 변방에 쫓겨간뒤 비로소 장신의 충언을 생각하고 그를 부른다. 장신은 그때 "토끼를 만난 다음 돌아서서 사냥개를 불러도 늦지 않고 양을 잃은 뒤 즉시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으니 아직 남은 수천 리의 땅을 일으켜 강성하게 해야 한다(견토이고견/見兔而顧犬,미위만야/未爲晩也,망양이보뢰/亡羊而補牢,/미위지야/未爲遲也)"라고 충언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그 가족들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비빔밥의 정신, 장신의 말 모두를 다시 한번 되새기길 바란다. 한진그룹은 당신들만의 기업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기업이자 자부심인 우리의 날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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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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