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전 멤버 승리 / 사진=구혜정 기자

빅뱅 출신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구속 영장의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취재진을 의식한 듯 승리는 아무런 입장 없이 침묵을 지켰다.

승리는 14일 오전 10시 2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흰 와이셔츠, 검은 슈트의 단정한 차림으로 등장한 승리는 굳은 얼굴로 취재진 앞을 황급히 지나갔다. 직접 성매매한 혐의와 횡령 혐의 인정 여부와 다른 혐의들을 부인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승리는 곧 있을 영장실질심사를 의식한 듯 아무런 언급도 없이 빠르게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승리에 이어 오전 10시 19분에는 유 전 대표가 출석했다.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며 법원 안으로 들어선 유 전 대표는 참담한 표정이었다. 그 역시도 취재진으로부터 성매매 알선을 승리와 공모했는지, 횡령 혐의를 인정하는지와 윤 총경에 카드를 빌려준 적 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구속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들어서는 빅뱅 전 멤버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사진=구혜정 기자

당초 승리의 피의자 심문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미 이른 새벽부터 구름떼 같은 취재진이 서울지법에 포진됐다. 한 법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정말 이른 시간부터 기자들이 와 있었다. 정준영, 최종훈이 출석할 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현장에 운집한 기자들과 승리를 보러 나온 법원 직원들이 몰려 법원 청원경찰들은 현장 통제에 열을 올리기도. 

승리는 성매매를 비롯한 생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 총 4가지의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불법 촬영물 유포 혐의는 제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 8일 검찰에 제출했던, 승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에 적시된 내용은 2015년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초대했던 크리스마스 파티와 클럽 아레나 등에서 이뤄진 외국인 투자자 접대 등 성매매 알선 혐의, 같은 해의 성매수 혐의, 수억 원 대의 클럽 버닝썬의 자금 횡령 혐의, 승리가 직접 차린 술집인 몽키뮤지엄을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개별소비세를 탈루하고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혐의 등이다. 

빅뱅 전 멤버 승리 / 사진=구혜정 기자

유인석은 승리와 함께 2015년 일본인 사업가 일행이 방한했을 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해 유인석과 승리가 공동으로 버닝썬 자금 5억 3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적용됐다.

그동안 승리는 총 18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런 만큼 수차례에 걸친 경찰조사에 성실히 출석한 점에서는 도주 우려가 희박하다는 의견이, 그럼에도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는 점에서는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상충되고 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승리에게 적용된 혐의의 중대함을 경찰이 어떻게 입증할지도 관건이다. 혐의점들이 폭 넓은 만큼 이를 입증할 핵심 증거를 경찰이 획득했는지가 중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승리 단톡방'의 멤버였던 정준영과 최종훈이 구속됐던 만큼, 승리의 구속 여부에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승리의 구속을 바라는 여론의 목소리도 크다. 경찰 역시 부실 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승리의 구속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은 상황.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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