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直說後談]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세상
[김병헌의 直說後談]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세상
  • 김병헌 전문위원
  • 승인 2019.05.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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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세상

 시경(詩經)은 중국 최초의 시가집이다. 공자가 문하의 제자를 교육할 때, 주나라 왕조의 정치적 형태와 민중의 수용 태도를 가르치고 문학·교육에 힘쓰기 위하여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1편의 민요를 '()', '()', '()'3부로 나누어서 편집했다. '()'는 소아(小雅)와 대아(大雅)로 구분된다. 모두가 당시 이름없는 민중이나 지식인의 노래다. 대아(大雅) 蕩之什(탕지십)()편은 모두 12장으로 되어있다. 8장에 投我以桃(투아이도)/報之以李(보지이리)/彼童而角(피동이각)/實虹小子(실홍소자)라는 구절이 있다. 복숭아를 던져주면/오얏으로 보답하네/양에게 뿔을 내놓으라 조르는 것과 같은/억지는 그대만 어지럽히리.()나라의 부로()가 젊은 왕을 경계하고 제후들을 깨우치는 시라고 한다.고대 중국에서도 정치와 경제를 한손에 쥔 왕과 제후들에게 사회적 책임의 당위성은 강조되어 온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중기 영조시절 전라도 강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나이 마흔에 와서 18년간 유배 생활을 했던 곳이다. 조선시대에 이곳으로 유배 온 사람은 약 200명에 이른다.다산은 당시 사람들이 강진에 대해 편견을 갖고 물으면 이렇게 답했다. “인심이 후한 곳으로 농토에 벼베기가 끝나면 농토가 없는 이웃에게 농토를 무료로 내어줘 보리를 심어 거둬가게 한다고 했다. ‘유배지이지만 사람 냄새나는 살 만한 곳이라는 애기다.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기 위해 공장(농토)을 지역민 근로자들을 위한 사업(보리 경작)을 하는데 활용한다고 보거나 기업(지주)의 이윤만 추구하는게 아닌 사회(지역)의 이익도 증진시키는 사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착한기업이 사회적 가치(CSV)추구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0년전 강진의 생각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던진다.

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기업은 사회라는 바다에 떠있는 섬

 아치 캐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 , 윤리, 자선 4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경제적 책임은 기업이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상품·서비스를 생산하고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책임을 말한다 하며, 법적책임은 기업이 경제활동을 수행함에 있어서 사회구조의 법적 범위에 따라 경영·경제활동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뇌물, 폐수방류, 가격담합 등 사회적 가치관의 최저수준을 말하며 지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 강제적 책임이다. 윤리적 책임은 법적인 강제성은 없으나 기업에게 사회일원으로 기대하는 행동과 활동을 해야 함을 의미하며 윤리의식에 합치되도록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선적 책임이다.자발적으로 기부활동이나 교육·문화향상을 선도하는 프로그램 운영 등 자선활동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들은 자선적 책임이 마치 사회적 책임의 전부인양 인식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한 사회적 책임활동을 실천해야 하며, 일반 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운영할 것인지 대한 고민도 해야한다. ‘기업은 사회라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같다는 비유가 무색하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업 1곳당 평균 사회공헌 관련 지출 규모는 137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8.7%나 성장한 규모다. 그러나 이를 주도한 곳은 기업들 스스로가 아니다.

 전거복 후거계(前車覆 後車誡)라는 고사가 떠오른다. 중국 전한(前漢)의 문제(文帝) 때 가의(賈誼)라는 신하가 제후들의 반란과 흉노의 잦은 침입으로 고민에 빠진 문제에게 진시황제의 진()나라가 왜 14년 만에 사직을 닫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면서 유래했다. 가의는 문제에게 "진나라가 왜 빨리 멸망하였는지는 그 수레바퀴의 자국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바퀴 자국을 피하지 않는다면 뒤에서 오는 수레는 넘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경영의 정당성 높혀

2~3년전 이래로 삼성전자, 롯데, 대한항공, 아시아나등 대기업이 겪거나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만 봐도 확인된다. 여기에 스튜어드십 행사 등 정부와 시민사회의 대응은 얘기할 필요조차 없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CSR 조직을 꾸리고 활동에 나선지는 오래됐으나 총수들이 관심을 갖고 전면에 나서 강조하고 있는 건 최근이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아직도 상당수 기업이 사회적 가치가 기업 경영의 정당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며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으로서 의미를 갖는 줄 모르는 것 같다.

이젠 말의 성찬이나 미사여구만으로는 안된다 그러다 큰 코 다친다. 구태의연한 사회공헌활동은 오히려 주주가치를 손상시킨다.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진 경영진으로 지배구조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경영의 목표는 주주만이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간에 부의 균형적 최적화가 되야 하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가 향상된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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