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PD 5인방이 모인 크리에이터 톡 행사 / 사진=tvN

tvN의 예능을 만드는 이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tvN 시청층 확대에 있어 예능 콘텐츠의 젊은 감성이 큰 역할을 한 만큼, 13주년을 맞은 tvN 예능 크리에이터들은 저마다의 소회를 전했다.

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 1층 탤런트 스튜디오에서 tvN PD들의 대담회, 크리에이터 톡 행사가 열렸다. 정종연 PD, 손창우 PD, 문태주 PD, 박희연 PD, 김민경 PD 등 5명의 PD들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더 면밀히 들어본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평소 제작발표회에서 나누기 어려웠던 프로그램 이외의 질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본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주최된 행사인 만큼 PD들은 그동안의 행사에선 말하지 않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프로그램 기획의 영감을 얻는 곳에 대해서는 유튜브 시청, 걷기,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등 제각각의 방법을 소개하기도.

◆ "애착가는 프로그램 많지만... 시청률 스트레스 무시 못 해"

문태주 PD / 사진=tvN

각자의 애착가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꼽았다. '로맨스가 더 필요해'·'수미네 반찬' 등을 연출한 문태주 PD는 "'수업을 바꿔라'는 방송이 되기만 하면 대한민국 교육이 바뀔 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잘 안 돼 마음이 아팠다.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수미네 반찬'"이라고 말했다.

'더지니어스'·'소사이어티 게임'·'대탈출' 등을 연출한 정종연 PD는 "프로그램이 폭 넓은 대중의 사랑 받는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그게 늘 만족감과 결핍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좀 더 폭 넓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어떨 때에는 시청자들의 집요한 사랑에 기쁠 때도 많다"고 감회를 밝혔다.

'삼시세끼 정선편'과 '스트리트푸드파이터' 등을 연출한 박희연 PD는 이서진과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삼시세끼 정선편'으로 처음 공동연출 시작했는데 첫 촬영부터 이서진이 '너 입봉작인데 망했다'고 해서 첫날부터 큰 좌절감에 휩싸였던 게 기억난다"면서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건 '스트리트푸드파이터'다. 시청률 잘 나오진 않았지만 제게는 새로운 시도가 됐고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박희연 PD / 사진=tvN

시청률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시청률 부담감이 심한 편"이라고 운을 뗀 문태주 PD는 "매주 평가를 받는 입장이다. 일희일비하면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희연 PD는 "시청률 스트레스는 안 받을 수 없지만 저조하게 나와도 조금씩이라도 올려나가자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고, '코미디 빅리그'의 김민경 PD는 "시청률 파이 자체를 키워보자는 욕심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TV가 아닌 유튜브에 쏠린 시청 층들에 대한 속내도 전했다. 정종연 PD는 "TV와 유튜브는 명확한 경쟁상대가 아닌 다른 영역"이라면서 "유튜브는 다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결국은 TV가 재밌으면 TV를 볼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 통해 프로그램이 나갈 텐데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유튜브와 경쟁하는 느낌은 특별히 안 든다"고 말했다.

◆ "먹방·여행에 편중? tvN스러운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

tvN 예능 프로그램이 '먹방'과 '여행'에만 편중됐다는 지적에는 솔직한 의견을 내놓기도. 

문태주 PD는 현재 연출 중인 '수미네 반찬'을 언급하며 "이 프로그램은 먹방이 아니라 생각한다. 손맛과 그리움을 녹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고, '짠내투어'의 손창우 PD는 "먹방과 여행이 지겹다는 댓글들이 많지만 결국은 보편적인 것들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서 "'짠내투어'의 차별점은 멤버십 버라이어티다. '무한도전'에서 5년 이상 일하면서 멤버십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반응이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손창우 PD / 사진=tvN

그러면서 손 PD는 출연자들의 잇따른 논란들을 언급하며 "제작진도 거기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검증하느냐에 대해서는 우리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실적 차원에선 출연자 계약서를 통해 문제 있을 경우 차후 대책 담은 게 있긴 하지만, 그 전에 문제가 되는 사람들을 섭외해 출연시키는 걸 막기 위해 PD들끼리도 평판을 함게 조회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정종연 PD는 tvN 예능만의 특별한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tvN이 다른 채널과 달라보이는 제일 큰 이유는 크리에이터들에게 간섭이 덜하기 때문"이라면서 "여러 사람의 손을 타면 결국은 예상 가능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그러면 시청률은 잘 나올 수 있지만 tvN만의 것은 나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행·먹방·힐링으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시청자들이 최근 의견 많이 내고 프로그램 참여하다보니 논란거리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예능들이 조심스러워져서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tvN은 그냥 PD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주고 그게 고유한 유니크함으로 이어져 tvN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종연 PD / 사진=tvN

◆ "2039 사랑 비결은 자유로운 제작환경...출연자 섭외 공들여"

5인의 PD들은 tvN이 2039 시청층에 사랑 받는 것에 대해 tvN의 자유로운 제작환경을 꼽았다.

문태주 PD는 "2039 층을 노리고 프로그램을 만들진 않는다. tvN은 좀 자유롭다. 트렌드에 맞아서 통과되고 안 되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손창우 PD는 "트렌드세터가 되려면 개인적 브랜드가 공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연 PD는 "장르나 소재 떠나서 작은 부분도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진 섭외는 프로그램 기획에 맞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종연 PD는 출연자 검증에서의 한계를 언급, "출연자 섭외 기준은 재밌는 사람이지만 힘든 일들이 많아서 평판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멤버십 버라이어티를 강조한 손창우 PD는 "유대감 좋고 같이 어울릴 수 있으면서도 예능감 접목시킬 수 있는 크루들에 집중하려 한다"고 설명했고, 문태주 PD와 박희연 PD는 "캐릭터에 맞게끔 섭외하려 한다. 메인 출연자가 결정되고 나면 그분과 함께 진정성 있게 잘할 수 있는 분, 호흡 잘 맞출 수 있는 분이 기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민경 PD / 사진=tvN
tvN PD 5인방이 모인 크리에이터 톡 행사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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