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댈라스=한지희 연구원)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지난 2일까지 이어진 BCCCC(보스톤칼리지기업시민센터) 국제컨퍼런스에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기업 사회책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활동사례를 발표했다. 글로벌 관점의 기업시민활동이란 세션을 통해 발표한 국내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사노피파스퇴르다. 이들 기업은 각각 ‘H점프스쿨’이란 교육봉사단 활동(현대자동차)과 ‘헬핑 핸즈’라는 노숙이 건강관리 활동(사노피 파스퇴르)으로 발표했으며 이어 청중석의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총 70분간 진행했다. 

현대차와 사노피파스퇴르가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글로벌 기업 사회책임 담당자들에게 사회공헌 활동 내역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지희연구원

발표 내용과 질의 답변 내용을 정리한다.

=H-점프스쿨(현대자동차 최재호부장)

대학생 교육봉사단 H-점프스쿨 발표자 현대자동차 최재호부장. 사진:한지희 연구원

현대자동차그룹 대학생 교육봉사단 H-점프스쿨은 현대자동차그룹, 서울장학재단, 경북대학교, 부산대학교와 사단법인 점프가 함께하는 민관학 협력 인재양성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 대학생, 사회인 멘토(임직원)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눔을 선순환 합니다. 국내 교육 격차와 이에 따른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우수한 대학생을 선발하고, 지역 청소년에게 학습지도를 제공합니다.

이뿐 아니라 대학생은 사회 멘토단이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회 선배들의 진로와 사회진출에 대한 조언을 얻습니다. 청소년-대학생-사회인 멘토 간에 나눔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누구에게나 균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H-점프스쿨은 미국에서 유명한 Teach for America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갖습니다. H-점프스쿨은 다자간 협력을 바탕으로 쌍방향적 선순환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명문대 학생들이 학교를 기반으로 멘토링을 제공하는 Teach for America와 달리, 지역사회 기반으로 지역 대학생들의 참여를 장려합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 대학생 측면에서, 이들의 취업률이  77.1%로 일반 대학생 취업률 64.3%을 1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참여 대학생의 향후 멘토링 참가희망비율은 87%에 달합니다. 일반 학생들보다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정도가 더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5000원이 있다면, 사회단체에 얼마를 기부할 수 있겠냐? 라는 질문에, H점프스쿨 참여대학생은 3700원을, 일반 대학생은 2800원을 기부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청소년을 위해 얼마를 기부하겠냐는 질문에 H점프스쿨 참여학생들은 4100원을, 일반 대학생들은 3560원을 기부하겠다고 응답해 H점프스쿨 학생들의 사회문제 관심도와 청소년이슈 관심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래세대-청소년 등의 측면에서 성적측면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학습의 지향성이 분명해지고 집중력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리발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는데 긍정적태도(78.4%), 자야 효능감(74.7%)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멘토로 활약한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았습니다. 

 

=CSR 헬핑핸즈(사노피파스퇴르 이혜경팀장)

청중석의 질의를 듣고있는 이혜경 팀장과 최재호부장. 사진:한지희 연구원

2011년 서울역내 노숙인 취침 금지 강제퇴거 조치로 노숙인 인권문제 대두됐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노숙인의 20%가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노숙인의 예방건강 의학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시작된 활동입니다. 

사노피 파스퇴르는 2011년에 서울시(행정 지원)를 비롯해 서울의료원(백신 보관 및 의료지원), 나눔진료봉사단(백신 접종)과 업무 협약을 맺고 예방접종 프로그램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업무협약 체결기관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기부 및 배분), 따스한 채움터(예방접종 장소 제공 및 운영지원), 서울시노숙인복지시설협회(노숙인 시설 및 쪽방상담소 관리),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예방 접종 진행처), 서울시 5개 쪽방상담소(예방 접종 진행처) 등으로 의료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예방 접종 프로그램 실시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독감예방 대상자 수는 총 38,100명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서울시 노숙인의 98.8%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결과 수혜자 인식도조사에서 백신을 통해 건강증진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한 수혜자는 71%이며 백신접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삶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수혜자도 70%에 달했습니다. 

사노피 파스퇴르가 주목한 또 하나의 성과는 바로 백신 접종을 통한 노숙인의 사회에 대한 심리변화 입니다. 사노피 파스퇴르가 진행한 임팩트 스터디 결과에 따르면, 백신접종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수혜자가 76%에 달했습니다. 나아가 백신 접종을 통해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으며, 타인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 사업은 노숙인 백신접종을 통해 단순히 독감을 예방시키는 효과를 넘어서 노숙인 문제를 주요 아젠다로 대두시키고 아젠다 중심의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습니다.  특히 정부의 노숙인 이슈 관심도를 증가시켜, 실제로 2012년도 서울시는 지자체 최초로 ‘노숙인 권리장전’을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청중질문
Q. 한국은 잘 모르겠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다양한 CSR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부기관이나 타조직과의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CSR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정부와의 “협력”을 어떻게 바라보는게 좋은지? 협력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최재호부장(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경우, 정부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사업을 수행합니다. 현대자동차는 한국의 대기업 중 하나로, 많은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지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부의 요청을 받아 함께 사업을 이어 가기도 합니다. CSR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정부와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A. 이혜경팀장(사노피파스퇴르): 우선 한국에서는 “기업은 CSR 활동을 반드시 해야한다”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CSR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CSR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의 관계는, 정부가 집중하지 않고 있는 영역에 기업들이 CSR의 이름으로 접근하거나, 어떤 Gap이 발견될 때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그 틈을 메꾸는 형태가 됩니다. 이후 정부가 이 사회문제에 대대적으로 접근하려고 할 때, 기업은 그 역할을 정부에 넘겨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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