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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증권가 샐러리맨을 지내며 맨손으로 미래에셋을 세운 신화적인 인물. 자본금 100억으로 시작해 창업 10년 만에 미래에셋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톱 클래스의 투자 전문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흔치 않은 자수성가형 CEO로 증권계에 입문한 지 4년 6월여만인 서른둘의 나이에 전국 최연소 지점장을 오른다. 이듬해 대한민국 증권사 지점 중 1위의 영업 실적을 달성하고 이어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정진해야 한다'는 인생 철학에 따라 금융계 입문 후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다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과 국내 최초 전문 자산운용회사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창업한다. 당시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서 나와 박현주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을 창업한 구재상 압구정지점장, 최현만 서초지점장 등 8명은 이른바 '박현주 사단'의 시작이었다. 1998년 국내 최초의 폐쇄형 뮤추얼 펀드 '박현주 1호'를 출시해 대성공을 거두며 대한민국 간접 투자시장의 문을 열었다. 맡은 점포마다 늘 1등을 기록하는 그는 실적이 너무 뛰어나 편법의 의심을 받아 회사와 정부로부터 5년 동안 12번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최고의 부자보다 최고의 기부자가 되겠다"고 말하는 그는 지난 2000년 자기자본 300억원 중 75억원을 들여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미래에셋을 창업할 때 한국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자 '사회적 책임'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설정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남다른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수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는데 SK생명보험, 대우증권 등을 인수해 미래에셋을 국내 굴지의 금융투자전문그룹으로 끌어올렸다. 2017년 창업 2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은 국내외 14개국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현만

박 회장의 왼팔이자 미래에셋금융의 명실상부한 2인자. 미래에셋 초창기부터 함께한 창업공신으로 미래에셋과 성장해온 미래에셋 역사의 산증인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20년 동안 미래에셋그룹 주요 계열사의 CEO를 두루 역임하면서 묵묵히 회사 안살림을 도맡아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동원증권 평사원이었을 때 박 회장이 부장이었는데 그 때부터 둘은 친분을 쌓으면서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동원증권 서초지점장이었던 당시 그의 영업력을 눈여겨 본 박 회장과 의기투합해 미래에셋 창업에 동참했다. 

박 회장의 복심을 가장 잘 아는 측근인사로 꼽힌다. 박 회장이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최 수석부회장이 국내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미래에셋을 떠날 수도 없고 떠날 생각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박 회장에 대한 충성심이 두텁다. 미래에셋증권 출범, 미래에셋생명의 기업 공개,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등 계열사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을 때마다 대표이사를 맡아 ‘해결사’로 불린다. 

 

구재상

박현주 사단의 대표적 인물로, 박 회장을 중심으로 ‘좌(左) 현만, 우(右) 재상’으로 불리며 동고동락하면서 미래에셋 그룹의 몸집을 키워왔다. 최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창업 공신이며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했던 미래에셋을 불과 10년 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로 키운 장본인이다. 

초등학교 시절 주산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 만에 1단을 따고 단번에 공인 6단으로 월반한 숫자 신동이었던 그는 동원증권 재직 당시 박 회장이 갖고 있던 최연소 지점장 기록을 깨뜨렸다. 박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탁월한 직관력을 갖췄다"고 그를 평가했다. 증권맨으로 활약할 때 그는 웬만한 큰 숫자도 엑셀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고 한번 훑어보고 단번에 계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래도록 운명을 함께할 것 같았던 박 회장과 구 대표의 끈끈한 인연은 구 대표가 2012년 돌연 미래에셋을 떠나면서 끝을 맺는다. 그는 2013년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을 설립하면서 미래에셋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미래에셋 재직 당시 박현주 펀드, 솔로몬 펀드, 인디펜던스펀드 등 간판 펀드를 운용하며 '펀드시장 대통령', '미스터 펀드' 등으로 불렸던 그는 현재도 케이클라비스 대표로서 토종 펀드를 운용하는 등 업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김남구

미래에셋과 1위를 다투며 금융투자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부회장.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서 아버지 김재철 동원그룹 전 회장 밑에서 박현주 회장과 함께 경영 수업을 받았다. 1997년 당시 박 회장이 최현만, 구재상 등을 데리고 동원증권을 나간 후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재벌 2세 김 부회장과 자수성가형 박 회장은 출신은 다르지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5년 선후배로 시작해 성공한 오너 금융인으로서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전 회장에게 한투금융을 물려받은 금수저지만 "밑바닥부터 경험해야 한다"는 김 전 회장의 철학에 따라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수합병에서는 유독 고배를 많이 마셨다. 2015년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과 맞붙었지만 박 회장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2조 4천억원을 제시하면서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의 손으로 넘어갔다. 2016년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 밀려 실패했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5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카카오뱅크의 출범과 함께 은행지주로 전환하면서 계열사 시너지를 확장했다. 카카오뱅크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983억원의 순익을 거둬 4612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미래에셋을 제치고 증권업계 1등을 차지했다.

 

박삼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회장직을 사임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전 회장과 박현주 회장은 광주제일고 선후배로 과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을 추진할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를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박삼구 전 회장과 박현주 회장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말한다.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실패는 그룹 재건을 위한 무리한 인수합병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특히 그는 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 사활을 걸었다.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당시 금호산업의 채권단이었던 미래에셋이 금호산업의 몸값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7000억원대 수준에서 타협을 볼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 가격으로 1조가 넘는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금호산업 지분 8.8%를 보유한 최대 단일주주로 금호산업 매각이 시작된 무렵부터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결국 박 전 회장은 채권단과 줄다리기 끝에 7228억원에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 이어 2017년 그룹 재건의 완성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자금 마련에 실패해 무산되고 그해 인수 포기를 선언한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그는 지난 3월 책임을 지고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지난달 15일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동향 출신의 박삼구 전 회장과 박현주 회장은 경영 실패와 성공으로 갈린 오너의 길을 극명하게 대비해 보여준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

박 회장이 지난 2000년 사재 75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사회복지재단. "이익의 사회 환원은 자선이 아니라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이 돼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당시 300억원 정도였던 회사 자본금의 4분의 1에 가까운 돈을 사회에 내놨다. 그는 박현주재단을 만들 때 꼬박 이틀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인간적인 욕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고민했던 당시의 심정을 솔직히 밝힌 그는 2010년 이후 매년 계열사에서 받는 배당금을 전액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9년간 박 회장은 총 232억원을 기부했으며, 기부금은 장학생 육성과 사회복지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장학, 사회복지, 나눔문화 중심의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는 재단은 2014년 성실공익법인에 지정되었다. 청소년 금융진로교육, 희망듬뿍 독서교육 워크숍 및 청소년 비전프로젝트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인재육성 프로그램 참가자는 올해 3월 기준 27만 명을 돌파했다. 2016년, 2017년 결산 기준 한국가이드스타의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홈페이지에 이사회 명단과 프로필을 공개하고 회의록을 게시하는 등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에 제기됐던 정보 공시의 투명성 부분에서 비교적 고무적이다. 또한 후원금 수입 및 사용명세, 기부금품 모집 결과, 예산서 등을 전부 공개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총자산(251억원)의 21.9%인 55억원을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했다.

 

미래에셋컨설팅 

2008년 설립된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 일가가 91.86%(지난해 5월 기준)의 지분을 가진 비상장회사다. 박 회장의 개인 회사로,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주요 계열사를 거느린 사실상 지주회사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의 각 계열사가 조성한 부동산펀드가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개발한 호텔, 골프장 등을 임대해 관리한다. 즉 계열사 내부 거래가 수익 모델인데 이러한 구조 탓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5월 이 혐의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 컨설팅 등 그룹 계열사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1년 만인 지난 3월에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 생명의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17.5%, 2014년 6.8%, 2015년 15.6%, 2016년 12.5%, 2017년 6.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컨설팅과 내부거래를 한 곳은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미래에셋모바일,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으로 알려졌다. 

해당 혐의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호텔, 골프장은 금융회사가 호텔 등을 직접 소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법에 따라 펀드를 거쳐 지배하되, 미래에셋컨설팅이 관리, 운용하고 있다. 2017년 컨설팅 당기순손실은 269억원으로 2010년 이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설사 배당금이 나온다 하더라도 (박현주) 회장님이 배당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다"며 사실상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조사로 인해 미래에셋대우의 국내 발행어음사업 인가 심사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라 발행어음 신청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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