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재단, 한진 편 ④] 총수일가 영향력 건재 VS 공익사업 지출 감소
[논란의 재단, 한진 편 ④] 총수일가 영향력 건재 VS 공익사업 지출 감소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9.05.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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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들의 공익법인 편법 이용 의심 사례를 통해 삼성, 현대차, 롯데, 한진 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디어SR은 결산 시즌을 맞이해 해당 공익법인의 건전성 측면에서 진전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본사. 구혜정 기자

 

2018년 가장 떠들썩 했던 기업을 꼽으라면 한진그룹이다.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에서 시작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까지 연이은 악재를 만난 한진그룹은 정석인하학원과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 등 3개의 공익법인을 갖고 있다.

이들 세 재단 중 가장 큰 규모의 정석인하학원은 지난 2015년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왔다. 지난 해 미디어SR에서는 연이어 불거진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정석인하학원 등 재단에 드리워진 총수 일가의 영향력이 여전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 정석인하학원, 총수 일가 충성도 높은 이사회 여전

지난 1월까지였던 정석인하학원 조양호 이사장의 임기가 안팎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장이 가결됐다.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은 물론, 조양호 회장 본인의 횡령·배임 혐의를 비롯해 이들 일가가 재단 이사회에 참여하고 입맛대로 총장을 선임하는 등 학교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한다는 문제제기도 잇따르던 중 내려진 결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이사회 구성원 다수가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이 있다. 올 초 공개된 공익법인 결산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정석인하학원의 이사회에는 한진그룹과 관계성을 띈 인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총 15명의 이사 중 6명의 이사가 특수관계인으로 버젓이 기재되어 있다.

이는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도 위배되는 지점이다. 해당 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은 현원의 1/5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조양호 회장의 아들이자 조양호 회장 사후 한진그룹 회장직에 오른 조원태 씨를 비롯해, 조양호 회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와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이사,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최병권 정석인하학원 상임이사 등 한진그룹과 연관있는 인사들이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재단의 크고 작은 의사 결정에 미치는 총수 일가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볼 수 있다. 이는 지난 해 12월 이사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 결정이 만장일치로 가결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기 이사장 선출과 관련, 재단 관계자는 "현재 이사장석은 공석이며, 다음 이사회는 5월로 예정되어 있다. 차기 이사장 선출 일정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지만, 조원태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조양호 회장 사망 이후, 경영권 방어에 나선 조원태 회장에게는 재단을 통한 우회적인 우호 주식 확보도 상당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석인하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주식은 2.12%, 한진과 대한항공 주식은 각각 3.96%, 2.71%다.

당초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가 이사장 직에 있었으나 갑질 논란 속 퇴진한 바 있던 일우재단은 지난 해에 이어 오치남 씨가 이사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 씨 역시 한진그룹과 인연이 깊다. 과거 한진중공업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고 오랜 시간 일우재단 이사로 활동해 온 인물이며, 동생인 오치형 씨 역시 정석물류학술재단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의 경우, 조양호 회장의 어머니 김정일 씨 사망 이후부터는 줄곧 유경희 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 총 자산대비 공익사업지출비율 더 줄어든 재단들

한진 그룹 재단 중 가장 큰 규모의 정석인하학원은 1조454억원(2017년 기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고유목적사업 지출액은 3994억원이다. 2017년부터 운영비까지 공익사업지출액으로 잡으면서 총 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비가 30%대로 급상승 했다. 인하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인하공업전문대학교 등을 경영하는 정석인하학원의 공익사업지출비에는 교직원들의 급여나 복리후생비, 교통비, 통신비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순수 연구학생경비로 사용된 금액은 1462억원이다.

일우재단은 총 자산 364억원(2018년 기준)으로 2017년 36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익목적사업지출액은 9억9194만원으로 총 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비는 2.72%에 불과하다.

정석물류학술재단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603억원(2017년)에서 602억원(2018년)으로 거의 비슷한 자산규모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이 재단의 지난 해 공익목적사업지출액은 6억4565만원으로, 총 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비는 1.07%다.

두 재단 모두 전년도(2017년)와 비교했을 때 총 자산 대비 공익사업지출비율이 더 줄어들었다. 

9억여원을 공익목적사업비로 지출한 일우재단은 토지 226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총 자산 중 62%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로 인한 임대수익이 10억, 이자수익은 1억7345만원이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지난 한 해 6억4000만원을, 일우재단은 9억9000만원을 목적사업에 지출했다. 총 자산대비 공익사업지출액은 2017년 기준 1.12%, 2.97%에서 2018년 역시 한자릿수에 불과한 수치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총 자산의 주식 비율이 87.34%나 된다. 602억 규모의 자산 중 546억원이 모두 주식이다. 이 중 정석기업 주식이 가장 많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의 계열사로 건물 임대업 등을 하는 기업이다.  재단은 2018년 정석기업과 관련, 3차례 원안 찬성의 입장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렇듯 한진그룹 산하 재단은 지배구조를 비롯해 재무적 측면과 공익사업 운영 등에서 바라봤을 때,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에 이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재단들로 평가된다. 

[논란의 재단, 삼성 편 ①] 삼성생명공익재단, 내부거래 1254억원. 목적사업비는 3배이상 늘어
[논란의 재단, 현대차 편 ②] 정몽구재단 공익목적사업 지출 자산의 2.54%
[논란의 재단, 롯데 편 ③] 롯데장학, 계열사 주식 4천억 달해
[논란의 재단, 한진 편 ④] 총수일가 영향력 건재 VS 공익사업 지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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