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에 나선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부모. 사진.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지난 22일 서울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설립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 해 국정감사 때부터 지적되어 왔던 유치원들의 회계비리 사태는 일단락 됐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유치원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한다.

전국유치원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현재 경기도의회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경기도의회 도의원들이 한유총의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며 해당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국공립유치원 종일반 시간 연장 등 당장 시급한 현안들을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25일 미디어SR에 "한유총이 설립취소가 되었다고 유치원 문제가 모두 해결된 거라고 말할 수 없다"라며 "당장 시급한 현황은 감사를 거부하는 유치원들에 대한 대책이다. 이들은 감사를 거부하고 폐원을 하려고 하는데, 감사를 받고 폐원을 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또 국공립 유치원은 종일반의 경우, 오후 5시에 끝나버린다. 맞벌이 부부들 중 오후 5시까지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국공립 유치원의 비율이 극히 적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문제는 한유총이 국공립유치원을 공격하는 명분이기도 하다. 한유총은 이미 지난 22일 설립취소 결정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국공립은 방학이 한 달이고, 통학차량 운행도 거의 하지 않는다. 공무원 퇴근 시간에 맞춰 운영시간도 짧아 맞벌이 학부모들은 엄두도 못내는 곳이 국가 공무원들이 운영하는 유치원이다"라며 국공립 유치원이 사립유치원의 대안이 될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유치원 숫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에는 처음학교로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도 있다"라고도 말한다. 처음학교로란,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으로 기존에는 국공립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지난 해부터는 사립유치원이 참여하지 않을 시 학급운영비와 원장기본급 보조 등이 배제되는 등 불이익을 받도록 제도가 조정됐다.

처음학교로에 가입하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사립유치원이 지정한 일정에 맞춰 별도의 입학 설명회에 참석하고 또 추첨권을 뽑기 위해 휴가를 써야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학부모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및 지자체가 처음학교로 참여를 촉구해온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경우, 지난 해 전체 사립유치원 1000여개 중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사립유치원만이 처음학교로에 가입했다.

비대위 측은 "현재 용인 수지구의 경우 20여곳의 유치원 중 단 1곳 만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는 등, 참여율이 지극히 낮다. 이런 상황에서 법으로 강제화 해야 할 도의회에서 조차 '아직 시스템이 안정화 되어 있지 않았다' 등의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로의 유입에 반발하는 것은 국공립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점이다. 이에 도의회 측의 이런 입장은 결국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또 비대위는 "결국 유치원 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회계 비리인만큼, 사립유치원들의 운영위원회 회의록 예결산 자료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에듀파인 도입만으로는 회계비리를 원천 차단할 수 없으며 투명한 자료 공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교육청의 설립취소 결정에 반발해오던 한유총 측은 24일 결국 처분취소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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