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제공. 편집 : 미디어SR

국내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해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시야를 넓힌다. 외부 IT 인재 영입은 물론 직접 IT 기업과 협업으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개발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계열사 내부에 있는 IT 조직을 통합하고 IT 업무를 전담하는 계열사의 위상을 제고하는 등 방식으로 조직 개편을 모두 마쳤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22일 IT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의 IT 자회사 우리FIS 이동연 대표가 은행 최고정보책임자를 겸직한다. 은행 IT그룹 산하에 IT기획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외부 전문가인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이 그룹 IT 자회사 등 디지털 조직이 단순 비대면 채널 지원 부서가 아니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윤 전무는 삼성전자, 삼성SDS,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한 디지털 전문가다.

신한금융 빅데이터센터에도 김철기 전 한국금융원 교수가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 본부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월스트리트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빅데이터·통계분석·알고리즘 개발 전문가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고데이터책임자 조직을 지난해 12월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 김정한 하나금융티아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랩'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를 선임했다.

IT 기업과 협업도 활발하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해 네이버 라인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 전문가로 구성한 AI 공동 랩을 신설한다. 라인의 클로바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11일 KB금융도 네이버와 AI 관련 신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의 클레온과 네이버 인공지능 스피커 글로바를 결합한 금융 스피커를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 외 다수 금융기관이 파트너십을 위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AI 기반 스피커 등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유통업에서 쓰이는 옴니채널 용어가 은행에서도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 통합 외에도 은행 점포에 무인 키오스크 도입 등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독자적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인재 확보를 넘어 기존 IT 부문 차별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협업이 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T부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외에도 내부 프로세스 효율성 향상 등 전 업무 영역에서 디지털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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