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쓰리워즈 사업개발부 조르디 파머(Geordie Palmer) 디렉터(왼쪽), 이창민 카카오 맵데이터사업파트장. 권민수 기자

"세빛섬 등지고 서서 오른쪽으로 100m쯤 오시면, 돗자리에 남자 두 명 여자 두 명 앉아 있어요."

한강공원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마다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위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 위치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힘들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왓쓰리워즈는 16일 서울시 종로구 JW매리어트 호텔에서 카카오맵 서비스와 한국 사업방향 등을 발표했다. 왓쓰리워즈는 카카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카카오맵'을 통해 지난 2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왓쓰리워즈는 전세계를 57조 개의 3제곱미터 정사각형으로 분할해 각각의 주소를 3개의 단어로만 표기한다. 3개의 단어로 표시된 주소를 통해 핀포인트로 정확한 위치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래.전원.옷깃' 같은 세 단어는 위치를 나타내는 '주소'다. 단어 세 가지를 지도앱에 입력하면 정확한 주소가 지도에 나타난다. 단어는 무작위 조합이며, 세 단어가 한 정사각형을 의미한다. 왓쓰리워즈는 단어조합을 제작할 때 언어학자를 고려해 비슷한 발음의 단어와 무례한 단어를 제외했다. 

왓쓰리워즈는 "3단어 주소는 일반적인 주소보다 더 정확해서 건물 특정 입구, 쇼핑몰의 특정 매장, 콘서트장 특정 좌석 등 기존의 주소에서 표현할 수 없었던 특정 장소를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왓쓰리워즈 조르디 파머(Geordie Palmer) 사업개발 디렉터는 "한강에서 친구와 만나기로 했을 때, 어떻게 주소를 공유할지 고민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왓쓰리워즈 같은 경우 공원의 벤치까지도 주소가 등록돼 정확한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왓쓰리워즈는 에어비앤비, 벤츠, 포드 등의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벤츠의 내비게이션에 3단어 주소를 입력하면 바로 길찾기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르디 파머 디렉터는 "영국 같은 경우 세 가지 단어만 얘기해도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며 "레드크로스 등 구호단체는 위치가 정확히 나타나지 않는 곳에 왓쓰리워즈를 통해 주소 위치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맵에서 왓쓰리워즈 주소를 나타낸 상태. 카카오맵 캡처

한국에서는 왓쓰리워즈 서비스를 카카오맵에서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위치를 길게 터치하면 나타나는 W3W 버튼을 터치하면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주소를 카카오톡으로 바로 공유할 수 있기도 하다. 3단어를 검색할 때는 왓쓰리워즈의 로고를 의미하는 '///'을 먼저 입력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왓쓰리워즈 앱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창민 카카오 맵데이터사업파트장은 "지도 앱은 정확한 위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데, 왓쓰리워즈가 매우 용이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파트장은 미디어SR에 "카카오 모빌리티의 택시 콜서비스와의 협업도 확정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소는 처음 보더라도 대략적인 위치를 가늠할 수 있지만 왓쓰리워즈의 주소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에 조르디 파머 디렉터는 "어떤 주소를 듣더라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야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 현대인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이에 세 단어로만 위치를 찾기 어려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답했다. 

다만, 왓쓰리워즈는 고층건물에 있는 사무실의 층수까지는 알려주지 못한다. 조르디 파머 디렉터는 "왓쓰리워즈는 기존 주소를 대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기존 주소 시스템의 부족한 점을 메꾸고자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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