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아시아나항공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이 금호 측이 제시한 자구 계획을 거부한지 4일만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오전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금일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으며, 이후 동 매각 내용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지난 11일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아시아나 채권단은 9일 금호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대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는 부정적 입장을 밝혀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금일 금호 측은 수정 자구계획을 통해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즉시 추진하며, 자회사 별도 매각은 금지하되 인수자 요청 시 별도 협의하겠다"며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 동반매각요청권) 권리, 아시아나항공 상표권 확보 등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수정 자구계획에는 9일 제시한 자구계획과 동일하게 채권단에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며, 5000억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호그룹이 담보로 제공한 지분은 금호고속 지분 전량(박 전 회장 부인과 딸 지분 4.8%, 금호타이어에 담보로 잡혀있는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지분 42.7%)과 아시아나항공 전체 지분의 33.5%를 보유한 최대주주 금호산업의 지분 전량이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의 경영복귀는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했으며 M&A 종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현 한창수 대표이사가 경영할 것임을 밝혔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한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 및 인력 생산성 제고 등을 약속했다.

이후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금호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키로 했다"고 전했다. 추후 매각 절차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은 매각 주간사 선정 이후 결정될 예정이며 지금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워낙 사안이 크다보니 오늘이나 내일 중 최대한 빨리 채권단 회의를 소집해 금호 측 수정자구안에 대한 채권단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채권단이 수정 자구안을 수용하게 되면 금호그룹과 MOU를 진행해 매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의 통 매각이 맞다"며 "매각 가격같은 경우 선정 방식은 협의해 나가겠지만 상장사이기 때문에 시가 기준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은 "채권단이 수정자구안을 받아들이면 자금지원도 가능하겠지만, 여러 조건이 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아 중견그룹 수준으로 사세가 축소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알짜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각 가격은 1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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