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장우 /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하나뿐인 내 편’을 통해 군 제대 후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장우가 새로운 비상에 나선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통해 삶의 자세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던 그는 늘 불안함을 느낀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진짜 시작선 앞에 있는 것 같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여유를 찾은 지금, 선한 배우를 꿈꾼다는 이장우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이 ‘하나뿐인 내 편’이었어요. 긴장도 많이 됐을 것 같은데.
이장우: 걱정을 정말 많이 했어요. 군대에 가 있는 시간 동안 많이 불안했거든요. 제가 잊혀진 것 같았고요. 요새는 모든 게 빨리 변화하는 시대니까요. 그런데 상상조차 못 했던 시청률이 나왔죠.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아서 얼떨떨해요. 작품이 끝나도 해방감은커녕 아쉽더라고요. 군대 가기 전에는 작품 성적과 관계 없이 늘 걱정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까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Q. 선배 배우들과 호흡하는 시간도 길었어요.
이장우: 그 덕에 많이 배웠어요. 연기 외적으로 배운 부분도 많았어요. 최수종 선배님은 선한 기운이 강하셔서 같이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요. 요새 연예계가 많이 시끄럽잖아요. 그냥 최수종 선배님처럼만 살면 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상원 아버지는 감독님과 스태프를 어떻게 챙겨야 하고 남자 주인공으로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세세하게 챙길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을 많이 해주셨죠.

배우 이장우 /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작품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었어요. 비주얼에 대한 언급 중엔 통통하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이장우: 처음에 작가님을 뵀을 때도 이 상태였어요. 본부장 역할을 맡았으니까 늘 똑같이 잘생기고 마른 본부장보다는 현실적인 본부장을 생각했죠. 변화를 시도해 본 거였는데 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돼륙이’, ‘유이 밥을 뺏어 먹었네’와 같은 댓글이 많았어요. 상처는 별로 안 받았지만, 잘한 시도는 아닌 것 같아요. 욕을 먹고도 또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시청자 분들의 실망도 크실 것 같아서, 다음 작품에서는 외적으로 날렵한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Q. 차기작이 이미 결정된 건가요.
이장우: 몇 가지 이야기 중인 게 있어요. ‘하나뿐인 내 편’의 왕대륙과는 정반대의 인물을 하고 싶어요. 외적으로 그동안 욕을 많이 먹었으니까, 소위 말하는 ‘리즈시절’(전성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돌아가 날 선 캐릭터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착하고 순애보적인 것보단 장르물의 살인마 같은 강한 캐릭터요. 이장우가 이렇게까지 넓은 연기 포지션을 잡을 수 있구나 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준비 중이에요. 기대해주세요.

Q.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비교적 호흡이 긴 장편 작품이 많았어요. 미니시리즈와 같은 짧은 호흡에 대한 갈증은 없나요.
이장우: 있어요. 장편을 안 할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짧고 간결하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미니시리즈를 더 하고 싶어요. 젊은 층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요. ‘도깨비’도 정말 좋았거든요. 그런 드라마가 들어온다면 할 것 같아요(웃음). 지금이 정말 좋은 타이밍 같아서, 새로운 모습으로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 이장우 /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군 복무 후 배우로서 방향성이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궁금해요. 군대가 한 사람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장우: 저 같은 경우는, 좀 겸손해진 것 같아요. 군대에서의 습관이 아직은 많이 남아 있어요.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다거나, 돌아다니면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스스로 자제하고 느끼는 부분이 있어야 공인으로서 조심스럽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조심하려고 해요. 솔직히, 이전엔 철이 좀 없었거든요.

Q. 어떤 면에서 철이 없다고 느꼈나요.
이장우: 그냥, 아무것도 몰랐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몰랐어요. 작품이 잘 되면 어디 가서 파티라도 해야 할 것 같았고. 하지만 요새는 집에 가서 가족과 식사를 하며 행복을 느껴요. 최수종 선배님이 이렇게 사시더라고요(웃음). 일전에는 봉사활동에 저를 데려가셨는데, 가서 해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제가 벌어간 만큼, 가져간 만큼 내놔야 한다는 것도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이 정립된 것 같아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배운 것도 있었을까요?
이장우: 여유를 배웠어요.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조금은 달라졌거든요. 여유롭게 바라보는 눈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제 것에만 치우쳐서 제 위주로 안 돌아간다는 조급한 생각보다는, 전체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가는지와 제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을 많이 배웠어요. 대본을 읽으면서도 제 캐릭터 위주로만 생각하지 않고 캐릭터들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연기하니까 폭이 더 넓어지더라고요. ‘하나뿐인 내 편’은 여러모로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배우 이장우 /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Q.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다음 작품의 성적도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이장우: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종편이나 케이블은 1%나 그 이하로도 나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시청률보다 연기자로서의 제 이미지에 더 중점을 두려 해요. 제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고 어떤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지를 시청자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시청률이 큰 의미가 없어진 때이기도 하니까, 너무 구애 받지 않으려 해요.

Q. 지금 한 이야기처럼, 군 복무 기간 동안 지상파보다 케이블 드라마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등 플랫폼에서의 변동이 있었어요.
이장우: 뭐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여러 배우들에게 경험의 장이 많아진 건 좋지만 한편으로는 전처럼 시청률이 잘 나오는 작품을 찾기가 어려워졌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OCN 등에서 영화적인 소재를 갖고 19세 관람가로 드라마를 만들어간다는 게 기뻤어요. 지상파 여부를 떠나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요. 그런 건 좋은 현상이라 생각해요.

Q. 배우로서 새로운 꿈이나 목표가 생긴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이장우: 선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수종 선배님처럼 선함과 사랑이 넘치는 배우요. 실제로 뵈니까 그런 점들을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연기적으로는, 제가 어떤 연기를 할 수 있고 어떤 것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야 저를 많이 찾아주실 것 같아요(웃음). 그렇다고 지금 당장 뭔가를 급하게 해내겠다는 생각은 없고, 차근차근 여유롭게 제가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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