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사진 산림청

지난 4일 강원도 고성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 발생한 대형산불로 정부가 강원 5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가운데, 재난 주관 방송사인 공영방송 KBS가 늑장 보도로 비판을 받고 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난 주관 방송사 KBS의 대응에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송을 하지 않고 '오늘밤 김제동'이라는 프로그램을 버젓이 계속 방송한 것은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일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노조)에서도 성명서를 통해 "뉴스 전문 채널들이 몇시간 전부터 긴박하게 현지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고, 다른 지상파 방송도 먼저 정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특보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KBS의 대응은 무책임하고 안일했다"며 자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KBS 노조는 "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KBS의 특보전환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이고 이번처럼 신속한 정보 전달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 선제적으로 KBS가 역할을 했어야 했다. 과연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 재난에 대응하는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있나. 보도 편성 책임자들은 재난방송주관방송사로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기나 한 건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KBS는 한 차례 공식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일 KBS는 "재난방송 매뉴얼 비상방송 지침에 따라 재난방송을 확대 실시했다. 최대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방송하고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 측에서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사측은 현재 날짜를 협의 중에 있다. KBS 관계자는 8일 미디어SR에 "내부적으로도 문제 의식이 있어 노조에서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것이고, 지난 5일 요구한 것과 관련 현재 노조와 사측이 날짜를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KBS는 4일 오후 11시25분께 특보 체제를 가동했다. 밤 11시55분부터 특보 뉴스를 내보냈으나 10분 후에 정규 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20여분간 방송했다.

KBS가 특보 체제를 가동하기 전 이미 보도 전문 채널과 다른 지상파 채널들에서는 산불과 관련한 속보를 내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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