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 : 각사 제공

국내 주요 시중은행이 해외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인재를 은행장으로 내세우면서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뱅크 추진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임기를 시작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난 21일 시작한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둘 다 해외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진 은행장은 19년간 일본에서 경력을 쌓아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일본 전문가로 꼽힌다. 오사카 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일본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 신한은행 일본 진출 당시 SBJ은행 출범 과정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SBJ은행은 지난해 688억원의 순익을 거두는 등 높은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성규 은행장 역시 마찬가지로 중화권에서 16년간 경력을 쌓은 중국 전문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통합 중국법인인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IB, 기업영업 ,개인영업, 기획 등 은행 업무 전반을 총괄했다. 하나은행이 중국 요충지 진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자 마진을 중심으로 한 국내 시중은행의 성장 공식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이들 은행장에 거는 기대감도 다양하다. 신남방 정책에 따른 동남아시아 지역 신규 진출과 기존 진출지 외형 확대, 자산관리·IB·외환 등 예대 마진 영업 구조를 벗어난 수익창출 등이다.

무엇보다 진옥동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진정한 디지털로 나아가기 위해 영업점에는 물론 현장에 개발자들이 모두 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IT 개발 부서를 없애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신한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드러냈다.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식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서에서 IT 소양을 기본적으로 갖춘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행장이 기술적 접근을 했다면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고객 관점에서의 접근성 향상을 강조했다. 지 행장은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력을 육성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누구나 사용 설명서 없이 모바일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현장의 기대감도 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수십년전부터 해외 진출에 선봉에 섰던 유능한 인재들이 돌아오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글로벌 인재들의 감각이 필요해졌다. 해외진출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대가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 추가 수익을 내는 것에 있어서 한계에 봉착했다. 디지털 전략과 은행의 자산관리, IB, 외환 등 부문이 만나 고객 관점에서 혁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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