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세린 기자]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010년 12월말 현재 251만7천명으로 2000년 12월 말 95만8천명대비 162.7%나 늘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2011년 장애인통계) 장애인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정책 수요가 다양해지고있으며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인식의 변화는 괄목할 만하다. 한 지상파TV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여주인공은 시각장애인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시각장애인이란 설정은 흔치않았음을 기억한다면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성장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에 대해서는 아직 미숙하다. 특히 정규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개별화된 재활계획서에 따라 직업적응훈련, 직업상담, 직업평가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시설의 하나인 보호작업장은 더 열악하다. 보호작업장은 일반 업무외에 보호작업이 더해져야하는 만큼,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해야한다. 그러나 목각, 봉투 만들기 등 단순 작업에 그쳐 존재 이유가 퇴색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일본내 200여 지역에 자회사를 둔 ‘태양의 집’은 120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있다. 태양의 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지역내 은행, 슈퍼마켓 등 자영업소가 장애인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거나, 장애인이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은평구에 위치한 ‘누야 하우스’다. 누야 하우스는 ‘비누 만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천연 비누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천연비누를 만드는 곳 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60여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누야 하우스에서 눈에 띄는 것은 * 과거 대다수 보호 작업장에서 실시하고 있던 봉투만들기 같은 단순작업에서 시야를 돌려 천연 비누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개발했다는 점과 * 참여범위가 제한된 이전의 작업형태에서 탈피해 80% 이상 참여가 가능한 사업이라는 점이다.

대다수의 보호 작업장이 고수익성의 새 아이템을 찾지못하는 것은 우선 장애인들이 쉽게 작업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내는 아이템 자체가 많지않다는데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개발에 따른 투자비를 마련할 통로가 없다는 사실이다. 누야 하우스의 문태주 사업팀장 역시 “정부에서 실비만 줄 뿐 이렇다 할 사업비를 지원해 주지 않았아 현재까지 이르는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일본의 ‘태양의 집’은 소니 등 일본 굴지의 대기업이 공동투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대기업과 장애인 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의 정책이 필요하다.

국내엔 장애인 의무고용율을 충족하는 대신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장애인 고용시설에 투자해 부담금을 줄이는 ‘기업의 연계고용’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이미 성장한 시설에 투자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탄생한지 얼마 안된 소규모 시설이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최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모하는 시점에서 장애인 고용, 특히 중증 장애인의 고용환경은 다시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정부 지원 체계 개편과 함께 보호작업장 내에서도 천연 비누 같은 아이템을 개발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들의 개발투자에 대기업들이 적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참고 문헌
한국 장애인 고용공단 고용 개발원 2011년도 장애인 통계
http://edi.kead.or.kr/BoardType01.do?bid=1&mid=21&cmd=_view&idx=3122
은평 천사원
http://www.angelshaven.or.kr/facility/convenient/shelterdworkshop.asp
충청 타임즈 “장애인창업! 자립생활의 대안 될 수 있다“
http://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26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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