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로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이 물러나게 되었으나 현장에 자리한 시민단체와 주주총회 참석 주주들은 주주총회 진행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주주총회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을 기회로 재벌 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힘이 실리기 바란다. 조양호 회장은 등기 임원에 재선임 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주주들에 의해서 퇴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조양호 회장이 퇴직한다면 700억원 대 막대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조 회장이 회사에 끼친 악영향을 생각하면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참여연대, 민변 소속 변호사 등과 함께 일부 주주의 표를 위임받아 주주총회장에 들어간 채 의원은 적극적 의사 발언을 통해 재무제표 승인, 박남규 사내이사 신규 선임 건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표는 사전 지분 확인 작업을 통해 상정 안건에 대해 별도 표결 없이 통과시켜 장내에는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그 밖에도 채이배 의원은 의사 발언을 통해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에 부당 지원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고 일감 몰아주기, 회사자금 유용 등 사익편취행위로 실적에 영향을 주었다며 감사위원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들에게 설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참여연대 측은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듣고 찬반 수를 확인한 다음에 그것을 의사록에 정확히 기록해서 어떠한 결론이 나더라도 불필요한 분쟁이나 시비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4개 주요 의안은 조양호 회장 재선임 안건을 제외하고 전부 일사천리로 1시간 만에 전부 다루어졌다.
주주총회에 참여한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도 회의에서 별도 의사 발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을 반대하는 140명의 소액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주총장에 왔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현장에서는 일부 주주들이 채이배 의원을 포함한 반대 의견을 표출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막말과 고성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주주총회 참석한 한 주주는 미디어SR에 "기내 면세점을 통한 사익편취 등 내용들이 주주총회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감사보고서에도 없다. 이사회가 이 부부을 다루지 않고 방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