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PSR엔젤프랜즈

#초등학교 6학년 교실

25명 학생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보통 때 떠들고 웃고 장난치던 아이들이지만 지금은 선생님 말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들이다. 맛있는 피자 이야기이니 군침도 돈다.

선생님은 요리전문가로 59세다. 선생님은 오늘 학생들에게 피자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피자에 들어가는 갖가지 토핑이나, 베이컨 포테이토, 핫치킨, 쉬림프 등등. 동영상과 함께 각각의 맛을 설명하니 딴 정신 팔 틈이 없다. 반죽부터 굽기까지 만드는 과정도 설명하고 피자를 만드는 엄마를 어떻게 도와드려야 하는 지까지.

요리전문가 선생님에게 할당된 시간은 40분. 30분 가까이 피자 만들기를 가르친 다음, 이제 집에서 쿠키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들 눈빛은 여전히 똘망똘망하다. 선생님은 직접 만들어온 쿠키를 꺼내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나눠준다. 맛있게 먹는 아이들. “맛있어요?” 선생님 질문에 목소리도 씩씩하게 “네~~!!!”  선생님. “이런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지 말고 친구들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어요. 그렇게 할거지요?”  역시 “네~~!!!?  “여러분 친구들 중에는 밥도 못 먹는 친구들도 있어요. 늘 어려운 친구들을 생각하세요. 이런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도록 해요~.”  “네~!!!”

교육 기부에 나선 선생님은 짧은 시간에 ‘어려운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얘기했지만 40분 수업은 사실 이 한마디를 위한 과정이었다. 수업 후 선생님에게 전하는 후기메모는 ‘맛있는 음식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어려운 친구들과 늘 나누어 먹겠다’는 놀라운 반응들이다. 더 놀란 것은 학교 선생님이다. 초등학교 수업에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교육 기부 선생님의 교수법이 놀라웠고 강조한 나눔과 배려의 한마디는 학교수업에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산 교육이다. 앞으로도 또 모시고 싶다는 말로 기부 선생님과 인사를 나눈다.

#119명의 교육기부 선생님

비영리사단법인 PSR에는 2019년 3월기준 119명의 교육기부 선생님이 PSR엔젤프랜즈란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사회적 가치 문화의 확산이 이들 선생님의 목표이고 캐치프레이즈는 ‘나누는 보람, 함께하는 미래’다. 이들 선생님의 교육기부는 초중고등학교 인성교육 리더십교육과 진로교육시간을 이용한다. 각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은퇴 시니어로 살아온 지혜와 함께 나눔과 배려, 함께 살아가는 법을 교육한다.

119명의 경력은 과학자 15명, 교사 8명, 언론인(8명) 기업인(29명) 예술가(15명) 금융인(15명) 작가(12명) 등 다양하다. 선생님들끼리 관심분야별로 커뮤니티도 만들어 놓고 있다. 청각장애인들과의 소통을 목표로 한 ‘보이는 소리’, 즐거운 음악을 바탕으로 한 ‘싱킹퍼포먼스’, 작가와의 만남을 위한 ‘글로 놀다’ 와 백두대간 이야기를 나누는 ‘산으로 서다’, ‘4차 산업혁명과 신과학기술’ 등이 활동 중이다.

이들 교육기부단은 은퇴한 전문직 시니어분들의 열정을 이어가면서 이들에게 보람을 제공하는 제2인생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건강 여전하고 평생 활동해온 분야의 전문성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되 그 방향을 나눔과 배려’ ‘사회가치의 중요성’등으로 집중하고자 했다. 2017년 초, 사회책임(SR) 지도사 자격증 과정 38명으로 출발한 교육기부단은 하나 둘 늘어나 현재 119명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들 선생님은 2017년 37개 학교, 2018년에는 45개 학교를 대상으로 그동안 모두 394회, 1만3710명을 교육했다. 교육 대상 지역도 서울 수도권은 물론 전남 고흥 녹동과 소록도, 인천의 덕적도 등 전국을 누볐다. 국회와 협력해 의원회관을 찾은 견학단을 단체로 교육하기도 했다. 이들 교육기부 선생님, 엔젤프랜즈는 지난해 교육기부대상 교육부 장관상을 받아 그 활동력을 인정받았다.

#교육기부에 기부를

PSR엔젤프랜즈(http://angels.co.kr/)는 올해 활동할 기부 선생님들을 모집중이다. 늘어나는 기부요청 학교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현재 활동중인 선생님들은 물론 관심있는 은퇴 시니어분들을 모셔 보람을 함께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청주시는 분들께는 일정과정의 사회공헌, 사회가치 교육기회를 드리며 소정 경력의 교육기부 희망 선생님에게는 막바로 교육현장에서 기부활동이 가능하도록 운영한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퇴직자 교육과정과 공공기관의 사회가치 구현활동의 접점에서 교육기부 대상자를 강의하고 희망자를 접수 받는다.

교육 기부 선생님들에게는 작은 활동비가 지급된다. 도서 벽지도 불사하는 선생님들에게 실비개념의 교통비와 식비정도의 금액이다. 요청 학교가 늘어나고 교육기부 선생님들이 늘어날수록 이 비용의 조달 역시 운영주체에게는 큰 숙제다. 최대한 많은 퇴직 전문가들을 모셔 경험을 살리고 보람을 키우는 일 못지않게 교육기부 후원금 마련이 막중한 일인 것이다.

그동안 일부 공공기관의 관련 프로그램, 혹은 정부의 시니어 일자리 제공 개념으로 부분 지원을 받아 운영해왔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기부금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선생님들에게 초중고등학교 인성교육 리더십 교육현장에서의 보람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는 특히 학교 선생님들의 수업시간에서는 현실적으로 교육하기 어려운 분야다. 학생들에게는 공동체인식과 가치문화를 확산시키고 은퇴 전문직 시니어분들에게는 보람 가득한 제2인생을 지원하는 작지 않은 의미의 프로젝트다.

후원방법도 복잡하지 않다. 개인의 기부도 수용할 수 있는 비영리사단법인 PSR이지만 지정기부금 단체로 PSR을 활용해도 좋고, 기업의 경우 공동모금회 등의 기부금을 지정 기탁하는 방식도 수용 가능하다. 기부금의 투명성만큼은 상시 온라인 공개로 분명히 할 것이며 활동 내역 역시 늘 기사(dailyimpact.co.kr)로 함께하게 된다. ‘나누는 보람, 함께하는 미래’가 2019년을 계기로 사람과 뜻이 풍성하게 모이는 새로운 사회가치 문화의 구심점으로 자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PSR 대표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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