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드라마제작현장의 장시간 노동개선과 턴키 계약 근절을 위한 방송스태프와 영화산업노동조합 관계자들의 합동 기자회견. 사진. 구혜정 기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신고가 들어온 드라마 촬영현장에 대한 특별근로 감독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 지부(이하 희망연대)는 22일 "드라마 현장에서 턴키 계약을 강요하는 등, 여전히 반노동적 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지난 2월 27일 KBS2 '왜 그래 풍상씨'를 포함한 5개 드라마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고, 지난 7일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청장과 면담을 통해서도 빠른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라며 "그러나 지난 18일 서울지방고용청 명의의 공문으로 드라마에 대한 특별근로 감독 요청 수리 여부를 4월 8일까지 연장하여 검토한다는 공문이 발송됐다"고 전했다.

2월 27일자에 신고를 한 사항에 대해 현장조사의 가부 결정에 한달여의 시간이 걸린다는 회신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측에서 보낸 것이 된다. 현장 조사의 가부 결정에만 긴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에 대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광역근로감독과 담당자에게 질문했으나, 그는 "내부적인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힘들다"라고 짧게 답했다.

희망연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더 힘이 빠지는 것은 우리가 19일에 광역근로감독 등과 면담을 가졌는데 공문 발송 날짜를 보니 18일자였다. 이미 뒤로 미룰 결정을 한 상태에서 면담을 가진 것이다. 면담 때에도 자꾸만 드라마 수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우리 쪽에 했다"고 전했다.

희망연대 측은 "드라마 현장은 3~6개월 단위의 한시적 촬영기간이라는 특성이 있어 특별히 빠른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 이를 청장 면담을 통해서도 설명했고, 또 광역근로감독과 김인숙 감독관 등과의 면담에서도 특수성을 설명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답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왜그래 풍상씨'는 지난 14일 종영한 상태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결정은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반 노동적 행태에 억압받는 방송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무시하는 것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린 희망연대 측은 "스태프들은 4월 8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 더 이상 방송제작현장의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드라마제작현장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노동부는 3개 드라마 제작현장 스텝 총177명 중 157명에 대해 근로자성 인정한 바 있다. 이후 희망연대는 턴키 계약 및 장시간 촬영등의 드라마제작현장의 반노동적 형태를 척결 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들은 방송 스태프 노동자들의 근로계약 체결 요구를 거부하고  개별 도급계약 및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서 없이 촬영에 임하면서 도급계약이나 턴키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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