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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회장.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대기업 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뛰어난 실적으로 고속 승진해 상무까지 달았다. 1980년 웅진씽크빅의 전신인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1987년 웅진식품, 1988년 코리아나 화장품, 1989년 웅진코웨이를 설립했다.

외환위기 등으로 정수기 사업이 어려워지자, 어차피 안 팔릴 거면 빌려주자고 본 것이 정수기 렌탈 사업의 시작이었다. 이후 웅진코웨이는 국내 정수기업계 1위로 올라서고, 웅진은 대표적인 방문판매 업체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2000년대 중반 태양광, 건설 등 기존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2012년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해 윤석금은 "건설과 태양광에 무리하게 투자했다"며 "진즉에 포기했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텐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기업회생 절차까지 가게 됐다"고 밝히며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 1년 4개월 만인 2014년 2월 법정관리를 끝냈다. 채무 변제를 위해 알짜 회사인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을 매각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윤석금은 손수 키운 웅진코웨이가 타 회사에 넘어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 외에도, 두 아들의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 주식을 출연하는 등 변제에 힘썼다.

그리고 2018년.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인수하기로 했다. 빼앗긴 자식을 되찾은 것이다. 코웨이 인수는 윤석금의 숙원사업이었다. 윤석금에겐 매우 의미있는 한 해였다.

윤석금은 웅진그룹 계열사를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윤석금은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한다"며 지난 날의 실수는 다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제 윤석금은 재기에 도전한다. 그가 다시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보자. 

故 한창기 

잡지 '뿌리 깊은 나무' 창간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한국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1997년 숨을 거뒀다. 

윤석금이 세일즈맨으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지사였다. 윤석금은 세일즈맨은 쭈뼛쭈뼛해서는 안 된다며, 설명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외웠다. 매일 거울 앞에서 표정 짓기를 연습해 얼굴 인상에 웃음기가 담기도록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했다.

결국 그는 브리태니커 영업사원으로서 국내 1위뿐 아니라 전 세계 1위 실적을 달성했다. 뛰어난 실적을 인정받아 한국브리태니커 사업국 상무로 승진해 9년 동안 일했다. 

윤석금은 2017년 고 한창기의 서거 20주기 추모회에서 그를 "뿌리깊은 나무는 시대를 앞서 있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본 사람"이라 평했다. 

코웨이

정수기 렌탈 회사. 윤석금의 자식 같은 회사다. 웅진이 인수하면서 웅진코웨이로 사명을 바꿨다. 

회사가 경영위기에 처하면서 윤석금은 눈물을 머금고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팔았다. 이름도 웅진코웨이에서 웅진을 뗀 코웨이로 바뀌었다. 웅진 품을 떠났지만 1위사업자인 만큼 코웨이는 정수기 렌탈 시장의 입지를 굳건히 지켜왔다. 

결국 2018년, 웅진은 MBK파트너스로부터 다시 코웨이를 사들이기로 했다. 인수 거래는 MBK파트너스의 코웨이 지분 22.17%를 웅진씽크빅이 1조6831억원에 사들였다고 2019년 3월 22일에 공시했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지분 취득을 위해 1조1천억원을 차입했다. 웅진그룹은 3천억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해 올해 9월 25일 전까지 추가지분 매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윤석금 회장은 2018년 10월 가진 웅진의 코웨이 인수 발표 기자회견에서 감격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윤석금은 코웨이 인수를 통해 렌탈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성장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공유경제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렌탈 또한 같은 선상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웅진그룹 내 통합포인트제도 등을 도입해 웅진 고객들에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이사. 빙그레, 태평양,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마케팅 임원을 맡았다. CJ홈쇼핑 대표이사, CJ제일제당 공동대표이사 등을 거쳐 현재 코웨이 대표이사다. 

웅진 코웨이 인수가 확정되면서 이해선이 교체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해선이 웅진 코웨이 인수를 두고 부정적 의견인 의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선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된다. 웅진그룹은 인수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해선 유임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이해선의 성과도 한몫한다. 이해선은 2016년 10월 코웨이 취임 이후 꾸준히 매출을 성장시켰다. 코웨이는 2016년 2조3763억원, 2017년 2조5168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실적 2조707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이해선의 공식 임기는 올해 10월 말에 끝난다. 이에 10월 이후 다른 대표가 선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새봄

윤석금의 차남. 웅진의 사업운영총괄 전무다. 웅진홀딩스 최고전략책임자 CSO, 웅진 기획조정실 실장,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를 지냈다. 

코웨이 인수전을 이끈 주역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숙원사업 코웨이 인수를 성공시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윤새봄이 웅진코웨이 이사 후보가 되자, 그의 자격이 이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윤새봄이 유죄 판결을 받아 이사로서 결격 사유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윤새봄은 웅진씽크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인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기도 했다.

결국 윤새봄은 21일 열린 코웨이 주주총회 비상근이사 후보를 고사했다. 그는 사업운영총괄로서 코웨이를 비롯한 계열사 경영을 후방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 노조 

코웨이 노동자들은 웅진 인수합병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웅진이 빚을 내서 인수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에 원가절감을 위해 노동자를 줄일 것으로 봤다. 

서비스연맹과 코웨이CS닥터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웅진씽크빅이 원금과 이자를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기적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노동조건 후퇴, 고용불안 등이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웅진이 회사 발전전망을 제시하고 매년 사업계획을 노조와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파트너스는 운용자산이 약 17조원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의 사모펀드다. 홈플러스, 코웨이 등 큰 규모의 인수전에 참가해왔다. 넥슨 인수전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웅진그룹으로부터 지분 30.9%를 1조1915억원에 샀다.

MBK파트너스가 웅진그룹에 코웨이를 팔지 않겠다는 기조를 보여 두 기업간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MBK파트너스와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합의한 것은, 웅진과 손잡은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큰 몫을 했다. 웅진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자금조달능력을 보완했다. 

결국 MBK파트너스는 2018년 코웨이를 웅진그룹에 되팔았다. MBK파트너스가 이 딜로 얻은 순수익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금에겐 눈물의 코웨이지만 김병진에게는 환호의 코웨이다. 

다사다난했지만 결국 코웨이는 웅진의 품으로 돌아갔다. 웅진이 많은 금액을 차입해 웅진을 다시 찾은 만큼 우려도 제기된다. 웅진그룹이 옛 명성을 되찾을지, 그 앞에 가시밭길이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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