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복귀를 타진한 것으로 인해 논란에 휩싸인 KBS2 예능프로그램 '1박2일' / 사진=KBS

국민예능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정준영으로부터 촉발된 파문이 '1박2일'로까지 번지며 김준호, 차태현이 모든 방송에서의 하차를 알렸다. 이에 따라 그 불똥이 방송계 전반으로도 튀고 있는 모양새다.

KBS는 지난 15일 자사 프로그램인 KBS2 '1박2일' 방송 및 제작이 중단됨을 알렸다. '1박2일'이 지난 2016년 몰카 촬영으로 물의를 빚었던 정준영의 복귀를 성사시킨 주된 원인이기 때문.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비난이 확산되자 '1박2일' 측은 방송 중단을 선언, 전면적인 프로그램 재정비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KBS 측은 "정준영이 3년 전 유사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무혐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채 출연 재개를 결정한 점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출연자 검증 시스템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1박2일'은 각종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자취를 감췄다.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푹(POOQ)은 공지를 통해 VOD를 중지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사유를 '출연자'로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정준영이 출연한 '1박2일' 전 회차의 다시보기가 중지되는 등 파장이 이어졌다.

◆ '1박2일' 겹논란...방송중지 → 차태현 김준호 하차 선언

내기골프 논란으로 인해 자숙에 돌입한 차태현, 김준호 / 사진=NEW, JDB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박2일'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가 상습적으로 내기 골프를 친 정황이 포착, 이같은 내용이 16일 공론화된 것.

해당 일은 경찰이 정준영의 휴대폰 내 카카오톡 채팅방에 대한 수사를 벌이던 중에 드러났다. 대화창에서 차태현이 돈다발 사진과 함께 '단 2시간 만에 돈벼락'이라고 자랑하자 정준영은 '우리 (김)준호 형 돈도 없는데'라고 답하고, 차태현은 '거의 신고하면 쇠고랑이지'라면서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듯한 말을 했다. 이어 "오늘 준호 형 260 땄다. 난 225"라며 금액을 확인하기도 했다.

사안이 점차 과열 양상을 보이자 차태현과 김준호는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차태현 소속사 측은 "2016년도의 일이며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던 것으로 확인했다. 내기골프는 실제로 돈을 가져오거나 한 사실이 없으며 단순히 재미를 위해 게임 도중 주고 받았을 뿐 그때그때 현장에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차태현은 소속사를 빌어 직접 사과문을 전하기도, 그는 "국내에서 저희끼리 재미로 게임이라 생각하고 쳤던 거다. 돈은 그 당시에 바로 다시 돌려줬다. 재미삼아 했던 행동이지만 그런 내용을 단체방에 올린 제 모습을 보게 돼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려 한다.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호 역시 소속사를 통해 차태현과 동일한 내용의 상황 설명을 전하며 "공인으로서 또한 '1박2일'의 큰형으로서 모범이 돼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 사안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방송에 임하고 있는 동생들에게 더 이상의 오해와 곡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 내기골프 논란에 갑론을박 계속..."법적으론 문제 있어"

사진=KBS1 '뉴스9' 방송화면 캡처

이들의 내기골프 논란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내기골프 자체는 이미 만연한 일이며 이 때문에 하차 및 자숙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동정론'이 있는 반면,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니 감쌀 필요가 없다는 '원칙론'이 팽팽히 맞선다.

그렇다면 내기골프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내용은 맞는 걸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한) 바른 김민수 변호사는 18일 미디어SR에 "내기골프 자체는 도박죄에 성립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여러 명이서 일시적이 아닌,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조직적으로 내기를 걸었다면 이는 도박죄에 해당된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 

이어 김 변호사는 "200만 원 이상의 금액에 해당된다면 도박죄에 걸릴 여지가 분명히 있다. 법적으론 문제가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호, 차태현 등이 채팅방을 통해 각각 225만 원과 260만 원 등을 언급했던 만큼 문제 소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내기골프 논란이 이어짐에 따라 김준호 차태현은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김준호가 출연하고 있는 KBS2 '개그콘서트'와 tvN '서울메이트2'는 그의 출연분을 편집하겠다고 밝혔고, 차태현이 출연 중인 MBC '라디오스타'는 입장 발표를 유보하고 있다.

'1박2일' 측은 정준영 복귀를 도왔다는 것에 대한 비판 및 내기 골프 등 모든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오늘(18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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