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배송 기획 ③] 이면에 존재하는 과대포장, 환경부 하반기에야 法 마련
[일일배송 기획 ③] 이면에 존재하는 과대포장, 환경부 하반기에야 法 마련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9.03.1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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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삶이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식품 구입의 주요 채널이었던 마트와 전통시장을 멀리 하면서 시장 판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배송에 쓰이는 포장재의 환경 문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디어SR이 뜨거운 신선식품 열풍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프링글스를 네 가지 맛으로 주문했는데, 개당 박스 하나씩 포장이 돼서 네 박스가 집 앞에 있었어요."

"손바닥 만한 크기의 물건을 배송 시켰는데, 박스 크기가 너무 커서 대체 내가 뭘 시켰나 할 때가 많아요."

베이컨과 야채를 주문했는데, 베이컨 6개는 넘게 들어갈만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 속에 베이컨 한 덩이와 비닐 완충재, 아이스팩이 함께 배송됐다. 나머지 야채는 별도의 종이 박스에 배송되어 왔다. 사진. 배선영 기자
베이컨과 야채를 주문했는데, 베이컨 6개는 넘게 들어갈만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 속에 베이컨 한 덩이와 비닐 완충재, 아이스팩이 함께 배송됐다.
나머지 야채는 별도의 종이 박스에 배송되어 왔다. 사진. 배선영 기자

전날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이른바, 새벽배송 즉 일일배송의 편리함을 대다수 소비자가 누릴 수 있게 됐다. 굳이 장을 보러 먼 마트까지 나가지 않아도 되고 집 안에서 핸드폰으로 뚝딱 주문만 하면 다음 날 오전 집 앞으로 배달이 되니 얼마나 편한가.

그러나 이 어마어마한 문명의 편리함 가운데에도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 있으니 바로 과대포장이다.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주로 새벽 3-4시에 집 앞으로 배송돼 아침에 눈을 뜬 소비자가 냉장 보관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스팩과 함께 배송이 되곤 한다. 이에 단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냉장보관이 가능한 포장재에 아이스팩까지 같이 배송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대포장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차라리 내가 번거롭더라도 장바구니 들고 마트에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커피숍에서 일회용 컵을 쓰거나 빨대를 쓰는 것도 조심스러운 시대에 과한 포장재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는 반응도 보인다.

이에 따른 소비자의 피로도도 가중된다는 평가가 있다. 배송 몇 번만 시키면 포장 쓰레기들이 넘쳐나면서 보관 및 분리수거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지난 1월 과대포장 방지대책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또 올 하반기 현장 의견과 상황을 수렴해 법적 기준을 신설할 예정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관계자는 "올 초 불필요한 이중포장 금지, 과대포장 규제 대상 확대, 제품 대비 과대한 포장방지 등을 담은 대책을 마련했다. 또 정기적으로 동일한 목적지로 향하는 배송의 경우, 재사용 가능박스를 활성화하고 비닐재질의 완충재는 종이 소재로 대체하고, 아이스팩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는 것들을 권장하는 지침도 마련했다. 올 상반기에는 현장에 시범 적용하는 형태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요건 등을 감안해 규제가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를 검토해 법적 기준은 하반기에 신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지난 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1회용품 대란이 있었던 만큼, 환경부의 대책이 뒤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 또 업계는 환경부의 뒤늦은 대책에나마 발을 맞추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도 있다. 

마켓컬리의 에코박스. 사진. 마켓컬리
마켓컬리의 에코박스. 사진. 마켓컬리

눈에 띄는 대책을 보이고 있는 곳은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다. 마켓컬리는 현재 품목에 따라 냉동, 냉장, 상온으로 구분해 포장하고 있는데,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00% 재생지로 제작해 재활용이 간편하면서 보냉 유지가능한 에코박스를 도입, 냉장 포장재를 개선했다고도 밝혔다. 이외에도 아이스팩 내부에 물을 넣어 얼린 친환경 아이스팩을 테스트 할 예정이며, 테스트가 끝나면 전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스티로폼 및 아이스팩 수거 서비스를 도입하여 배송과정에서 발생한 스티로폼 박스를 직접 수거한다. 소비자는 이전에 배송받은 포장재 중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의 경우새로운 주문을 한 뒤 문 앞에 놓아두면 배송기사가 이를 회수해가는 시스템이다. 마켓컬리 측은 "수거된 스티로폼 박스는 재활용 업체에 전달하고, 아이스팩은 폐기한다"고 전했다.

헬로네이처 친환경 아이스팩. 사진. 헬로네이처
헬로네이처 친환경 아이스팩. 사진. 헬로네이처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마련, 3월 중순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이 아이스팩은 환경부 방침대로 물로만 만들어진 아이스팩으로, 폐기 시 물을 버리고 비닐은 별도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기존에는 폴리머라는 합성수지를 사용한 아이스팩으로 재활용이 안되는 소재였다.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성능 테스트한 결과, 기존 아이스팩보다 냉기 유지도 15% 가량 향상돼  상품의 신선도 유지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이외에도 헬로네이처는 신선식품 배송 시 별도의 포장 매뉴얼을 수립해 과대포장을 줄이고, 스티로폼 사용을 최소화하며 포장 부자재를 개선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친환경 정책에서 진전이 가장 느린 것은 쿠팡이었다. 쿠팡 측은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 아이스팩도 냉매를 젤에서 물로 바꾸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다"는 입장이다.

사진. 쿠팡
사진. 쿠팡

마켓컬리의 회원수는 100만명이며, 일 평균 주문량은 1만~2만건에 이른다. 헬로네이처는 가입자 수가 대략 50만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는 최근 가입자 16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일일배송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새벽에 도착하는 획기적인 일일배송의 이면에는 배송 전부터 사실상 고객의 집을 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같이 주문한 감자칩 4개가 각기 따로 포장이 되어있다는 것은, 주문 전에 이미 포장이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 업계는 빠른 배송을 위한 시스템을 친환경의 시각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빠른 배송 이면에 존재하는 부작용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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