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노조가 금융당국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수용하지 않으면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퇴진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13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위가 기업은행 노동이사제 도입 요구를 거절하면 내부 회의를 거쳐 퇴진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 쪽은 임금이나 복지 등 근로여건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양호하므로 이쪽에서 먼저 도입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내 왔다. 최 위원장은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개별 은행이 결정할 문제라며 발을 뺀 상태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추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의 지배구조 특성상 특정 대주주가 없어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노동이사제 도입을 촉구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노조는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며 공공성 확대 역할을 맡은 기업은행이 나서 우선적으로 나서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요구 사안은 노동이사제가 아닌 노동자 추천 이사제로 한발 물러선 요구일 뿐이라며 기업은행 노동자들의 사외이사 추천을 즉각 수용하라고 외쳤다.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25일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상태다.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은 미디어SR에 "노동이사제나 노동조합 추천 이사제는 법률적으로 사외이사다. 노동자 복지와 권익을 관철하기 위한 이사가 아니다. 경영에 절대다수인 노동자 입장을 중립적으로 전달하고 평상시에는 일반 사외이사와 동일하게 활동할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 위원장이 노동이사제에 대해 협소하게 생각하거나 왜곡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단체협약과 임금협상을 통한 협상 채널이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과 노동자 책임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유럽에서는 도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 정부가 친 노동계 정책을 쓰고 있음에도 금융노조가 강성으로 나와 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 측면에서만 의견을 개진하고 있으니 경영진과 이견 조율이 안 되는 것"이라며 "복지가 필요하면 급여를 동결하고 신규 채용을 늘려 업무 강도를 낮춰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의 노동이사제, 노동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위한 압박을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여건이 어려워 지난번 노동자 추천이사 주주제안 철회를 하게 되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일정에 맞춰 노조 추천 이사제 안건 상정을 위해 내부적인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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