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리(KOSRI) 장원제 기자] 20년전 나이키는 아시아지역에서 값싼 노동력 착취로 비판을 받았다. 그후 나이키는 세계적으로 윤리적 무책임의 전형에서 윤리적 선도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2013년 현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에서의 비극적 사건 때문에 월마트가 그 뒤를 이어받은 듯 보인다. 남겨진 유일한 문제는 과연 월마트가 진정으로 이러한 비극적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하는가이다. 바꾸어 말하면 ‘월마트는 진심으로 나이키처럼 되고 싶은가?’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례 모두에서 우리는 비용효율적인 공급사슬을 구축한 두 회사를 보게 된다. 하지만 나이키와 월마트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200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The Path to Corporate Responsibility’라는 기사를 쓴 사이먼 자덱(Simon Zadek) 박사는 “나이키가 고급 소비재를 시장에 내놓는 반면 월마트는 저가격 상품들을 판매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점은 각 회사의 제품들이 고객들에게 다른 가치를 줄 뿐 아니라, 고객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압박의 크기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덱(Zadek) 박사는 “월마트를 찾는 저소득층 고객들은 가격에만 관심이 있으며 윤리적 문제, 특히 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노동자 작업환경과 같은 멀리 떨어진 문제들에 대해서는 반응이 덜 하다”고 설명한다. 이는 나이키가 20년 전에 겪었고 이후 나이키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왔던 시위운동과 같은 어떠한 것들도 월마트의 경우에서는 효과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마트 고객들은 시위 때문에 그들의 구매패턴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회사는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을 통한 또 다른 전략도 월마트의 경우에는 효과적이지 못한 듯 보인다. 한 예로 주주결의안을 살펴보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월마트 이사회는 “안전문제에 관한 이러한 제안은 2011년 부결된 것과 비슷하고, 이미 공급자들의 규제기준 조정을 통해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재고가 불필요하다”라며 작업환경 안전문제들에 대한 주주들의 노력을 무산시켰다.

그러므로 어떤 이해관계자 그룹도 월마트가 나이키가 경험했던 반성의 시간을 강요할 수 없다고 나이키의 ‘지속가능 경영’ 부사장인 하나 존스(Hannah Jones)는 말한다.

물론 월마트가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월마트의 ‘2013년 지속가능보고서’를 보았거나 월마트 웹사이트에 실렸던 ‘방글라데시에서의 화재안전수칙’을 읽었다면, 월마트가 이런 안전문제들을 모두 무시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멜라니 콜번(Melanie Colburn)이 올해초 보도했듯 월마트는 허가되지 않은 하청에 대해 무관용원칙(Zero-tolerance policy)를 적용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월마트는 2010년부터 화재안전 문제들로 인해 방글라데시의 94개 공장들을 폐쇄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큰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The Globe and Mail 통신에 따르면 최근 건물 붕괴로 인해 목숨을 잃은 380명 혹은 그 이상의 피해 관계자들에게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하는 캐나다 식품업체 로브로(Loblaw )나 영국업체 프리마크(Primark )와는 다르게 월마트는 피해자들의 가족들에게 현재까지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회사의 이런 태도를 더욱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2011년 4월 방글라데시 다카 회의를 보도한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잘 드러난다. 뉴욕타임스가 취재한 회의록에 따르면 다른 주요 의류회사의 관계자와 함께 월마트의 윤리적 소싱(ethical sourcing) 책임자는 “대부분의 전기 및 화재안전에 대한 개선 문제는 무려 4500개의 공장들을 포함하고 있고 너무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는 재정상 실행 불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인용문은 월마트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딜레마를 보여준다. 피터 도베르뉴(Peter Dauvergne)와 제인 리스터(Jane Lister)는 그들의 신간 ‘Eco-Business: A Big-Brand Takeover of Sustainability’에서 월마트와 같은 회사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세계 전역에 수많은 상품들의 생산, 포장, 유통을 포함한 효율적인 공급사슬관리로 시장지배력을 넓히고 성장을 지속하는 회사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바로 안전한 작업환경을 보장하는 것은 화물운반 효율성을 향상시키거나 포장의 재설계등 그들의 핵심역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엔 소비자에게 최저 가격을 제공하거나 제품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전자의 경우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생산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월마트는 작업환경 개선을 해야 할 이유를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현재로서는 월마트가 마땅한 조치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다. 2011년 미국 월마트 회장인 윌리엄 사이먼(William Simon)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매일 저가 판매(EDLP : Every Day Low Cost)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장이나 다른 관련 조치들은 방해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접근은 자덱(Zadek)이 제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단계에 있어서 기업이 겪게 되는 학습곡선 중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각 단계를 살펴보면 회사는 방어적 단계에서 순응적 단계, 관리적 단계, 전략적 단계를 거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 산업에 걸쳐 실행하는 시민기업 단계로 발전한다.

현재로서는 월마트가 사회적 책임 단계에서 순응적 단계에 속해있는 듯 보인다. 모든 것은 월마트 스스로가 순응적 단계를 넘어서려 하고 적극적으로 회사의 중심에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룰 것인가 다루지 않을 것인가에 달려있다. 만약 월마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이키와 같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아마 월마트 단지 그 자체로 남을 것이다.

CSR 전문매체인 Triple Pundit의 칼럼니스트 Raz Godelnik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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