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유치원. 사진. 구혜정 기자

지난 해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터져나온 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 사태가 최근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 실패로 인해 일단락 된 가운데, 매입형 유치원·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 등 새로운 형태의 유치원이 잇따라 개원한다.

8일 서울시 관악구 구암 유치원의 입학식이 진행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참석해 유아와 학부모들을 만났다.

구암유치원은 전국 최초의 매입형 유치원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및 공립유치원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모델이다. 시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설립하는 것으로,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해 공립유치원 치원율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목표. 원아 수 감소로 운영이 어려운 사립유치원을 공립화한다는 점에서 지역별 공사립 유치원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구암유치원을 최초로 서울시교육청은 매입형 유치원의 첫 사례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단 서울시는 매입형 유치원을 신설, 2021년도까지 30개원 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우리사회가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시기에 1호 매입형 유치원 입학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며, 향후 사립유치원이 국민의 달라진 인식과 눈높이에 맞게 미래지향적인 유아교육의 길로 나아가는데 있어 매입형 유치원이 하나의 대안적 방법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오는 12일에는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인 꿈동산아이유치원이 서울 상계동에서 개원한다. 총 9학급, 정원 267명 규모의 유치원이다. 부모협동조합형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을 결성해 직접 유치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부모로 꾸려진 협동조합이 주체가 돼 직접 유치원을 공동으로 운영·관리하게 된다.

이번에 개원하는 꿈동산아이유치원은 공공시설을 임대해 개원하는 유치원으로 건물임차에 소요되는 비용은 조합원들의 출자금으로 마련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회적협동조합의 직접 경영으로 인해 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이 높아지고 학부모들의 희망사항을 고려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유치원 운영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부모협동조합형 유치원의 운영형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사회적협동조합 유치원이 새로운 모델로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뒤이어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도 부모협동형 유치원이 개원을 준비 중에 있다. 최근 창립 총회를 마친 동탄 학부모들은 오는 9일 설명회를 열고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그동안의 진행과정 및 유치원 운영방식, 월조합비, 원비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동탄에서 유치원생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는 8일 미디어SR에 "부모협동형 유치원이 생소하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부모들이 직접 운영하는 만큼 회계관리가 투명하고 식단이 안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생긴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실제 동탄에서 유치원 개원을 준비 중인 조합 관계자는 "유치원 회계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에듀파인 사용, 급식운용 심의 등 유치원 3법 내용을 법 통과와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준수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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