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탄화력발전소 저탄장 중 한 곳의 모습.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중부발전이 7일 전사 미세먼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주변 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저탄장 옥내화 작업 일정에는 변동이 없다.

이날 중부발전 박형구 사장은 "미세먼지로 국민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발전소 및 주변지역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7월 발전사 최초로 자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매뉴얼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전직원 차량 2부제, 석탄발전 상한제약, 오염물질 발생이 적은 저유황탄 우선 연소, 대기환경설비 효율 상향 운전 등이 시행되는 것. 이 같은 메뉴얼로 인해 중부발전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 약 25t을 줄였다고도 밝혔다. 

또 중부발전은 "비상저감조치 발령 이전인 올해 2월부터 발전소 주변지역 진공흡입 청소차를 상시 운영해 도로 비산먼지를 제거하고 있다"며 "현재 운영 중인 주변지역 진공흡입 청소차를 봄철(3~5월)에 2대 더 투입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보령시와 공동으로 어린이집, 초등학교, 노인정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미세먼지 마스크 2만개를 지원한다.

또 한국중부발전은 2016년부터 미세먼지를 저감하고자 석탄발전 환경설비 개선에 약 24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의 경우 2015년 대비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52%(3660t) 감축했다고도 전했다.

올해는 보령 3호기 성능개선 및 7호기, 신보령 1호기의 환경설비 개선을 완료해 석탄발전 미세먼지 배출량을 2015년 대비 57%(약 4000t) 감축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야외 저탄장의 비산먼지 저감계획이 빠진 것은 여러모로 아쉽다. 저탄장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원료가 되는 석탄을 보관하는 야적장으로, 말 그대로 석탄을 산처럼 쌓아둔 시설이다. 이는 비산먼지와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이자, 특히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는 시설로 꼽힌다. 화력발전소 저탄장 1곳의 미세먼지 배출량만 하더라도 연간 최대 400톤 규모로 추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부발전의 경우, 현재 신보령 1~2호기는 옥내화가 완료됐고 신서천은 건설 중이지만, 보령 3~8호기의 경우는 옥내화 계획을 검토 중인 단계다.

지난 해 11월 중부발전은 "옥외 저탄장은 2026년까지 옥내화할 계획이며 2020년에 약 40억원을 투자하며 방진펜스를 추가설치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비산먼지가 약 82% 저감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6년까지는 7년이란 긴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 중부발전은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은 없나"라는 미디어SR의 질문에 "아직 변동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박형구 사장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