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아이돌 빅뱅의 멤버 승리의 스캔들이 연일 연예계 안팎을 뒤흔들고 있다. 마약, 성매매, 세금 탈루 등 그를 둘러싼 혐의들의 심각성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승리는 국내 3대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를 둘러싼 논란에 침묵이라는 관례를 빼고 입장을 발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업계나 대중의 실망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YG 소속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들이 유독 많았다. 그때마다 YG의 대처 방식은 안일했다. 최근 몇년 동안은 침묵으로 일관해오기도 했다.

결국 승리 스캔들은 YG 내부의 무너진 사회적 책임 의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과연 YG는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며 이번 스캔들을 무사히 돌파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서울특별시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진 : 구혜정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가수들의 각종 스캔들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탈세 혐의 등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면서 주가 하락 폭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소속 가수의 마약 스캔들에도 주가 하락이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버닝썬 사태가 YG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7년 6월 1일 탑이 의경 입대 전에 대마초를 흡연해 대대적 보도 당시만 하더라도 YG엔터 주가는 보도 당일 4.62% 하락했으나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6월 9일 모두 회복했다. 심지어 2014년 6월 30일 박봄 암페타민 불법 밀수 혐의 보도 당시 YG엔터 주가는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오름세를 보였다. 과거 소속 가수의 스캔들이 주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버닝썬 사태는 다르다. 지난 1월 29일 버닝썬 폭행 사건 보도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폭행 사건 이후 5일 동안은 주가는 보합 흐름을 보였으나 2월 26일 승리 해외 투자자 상대 성 접대 의혹 보도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6일 당일에만 4.4% 하락한 4만5400원을 기록했으며 이후 5일 동안 꾸준히 하락해 지난 5일 종가는 10.1% 하락한 4만800원을 기록했다. 5일 누적 평가 손실액은 841억원에 달한다.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금전적 손실을 입으면서 자연스레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속 가수에 대한 관리 부실과 최대 주주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무책임한 행태가 주주들의 금전적 피해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YG엔터 한 투자자는 미디어SR에 "빅뱅의 미래가치가 승리 때문에 무너지고 있음에도 회사는 팬덤에 의지해 수익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 같다.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상장사라고 하기에는 대응 수준이 미흡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YG는 연예기획사의 핵심 가치인 아이돌 육성과 관리를 실패했다. 심지어 법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중장기 투자자들은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YG엔터의 소액 주주 비율은 50%대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은 YG엔터에 상당 지분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12월 20일 기준 6.06%(6일 종가 기준 494억원)의 YG엔터 지분을 취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YG엔터의 보유 비중을 5.06%에서 6.06%로 1% 늘렸다. 꾸준히 사회적 물의를 빚어온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는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한 복수의 증권사는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를 제시하면서 10일 만에 12% 하락했지만 펀더멘털은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있지만 기관 투자자들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익명의 투자 운용사 관계자는 "특히 회사가 직접 관여한 이번 사안은 단기적으로 개인 투자자의 눈을 가릴 수 있을지 몰라도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는 장기적으로 같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주주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는 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개인적 일탈이냐 회사 차원의 조직적 범죄냐 여부가 확인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책임투자 관점에서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고려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YG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국민연금이 버닝썬 이슈에 대응할 확률은 적어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옥시레킷벤키저 사태 때도 국민 생명권과 관련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신 한 번 보내지 않았다"며 "이번 버닝썬 사태에도 국민연금이 움직일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수탁자책임전문위 소속 위원들이 먼저 문제 제기를 하면 논의될 수는 있다"고 답했다.

9.1%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로 있는 네이버 측도 난처한 입장이다.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는 아니지만 콘텐츠 협업 차원에서 YG엔터에 투자했는데 여러모로 YG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었기 때문이다. YG엔터 자회사 YG 플러스는 네이버 뮤직과 새롭게 선보인 AI 뮤직 서비스 바이브(VIBE)의 서비스 운영과 음원 공급, 정산 등 업무를 대행하며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주주인 것은 맞지만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YG스캔들과 엔터CSR①] 마약부터 성접대까지...YG 논란의 역사
[YG스캔들과 엔터CSR②] 무책임 비판 자초한 무대응 원칙
[YG스캔들과 엔터CSR③] 스스로 무너뜨린 YG 사회공헌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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