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아이돌 빅뱅의 멤버 승리의 스캔들이 연일 연예계 안팎을 뒤흔들고 있다. 마약, 성매매, 세금 탈루 등 그를 둘러싼 혐의들의 심각성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승리는 국내 3대 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를 둘러싼 논란에 침묵이라는 관례를 빼고 입장을 발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에 대한 업계나 대중의 실망감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YG 소속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들이 유독 많았다. 그때마다 YG의 대처 방식은 안일했다. 최근 몇년 동안은 침묵으로 일관해오기도 했다.

결국 승리 스캔들은 YG 내부의 무너진 사회적 책임 의식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과연 YG는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며 이번 스캔들을 무사히 돌파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YG엔터테인먼트 / 사진=구혜정 기자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지만 늘 대응은 소극적이다.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거나, 어쩌다 ‘운 좋게’ 연락이 닿더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게 전부다. 입장을 내지 않는 무대응 원칙이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YG의 공식대응법으로 인식되어 있을 정도.

허술한 YG의 대응은 곧 비판의 대상이 된다. 소속 아티스트에 잡음이 나도 어떠한 공식 대응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그와 관련된 이슈는 계속해서 기사화된다.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나은 상황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응을 꼭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입을 다물거나, 혹은 안 내놓으니만 못한 입장을 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YG가 어설픈 대응방식으로 인해 가장 큰 역풍을 맞게 된 사건 중 하나가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일명 ‘버닝썬 게이트’다. 빅뱅 멤버 승리가 운영에 참여하고 이를 적극 홍보했지만 폭행시비로 촉발된 나비효과로 인해 경찰과 클럽간 유착관계, 클럽 내 마약 유통/성폭행 의혹, 불법 촬영물 유포 등 버닝썬이 내포하고 있던 수많은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일이다.

지난 1월 29일자로 세간에 알려진 ‘버닝썬 게이트’의 시발점, 김상교 씨 폭행사건 당시 승리와 YG는 아무런 입장도 없었다. 기존에 방송에서 꾸준히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클럽’이라는 점을 어필해 온 승리였지만, 해당 사업장이 사회적 물의를 빚자 꼬리를 자르기라도 하듯 꽁꽁 숨었다. YG 역시도 사태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어김없이 취재진의 전화를 피하거나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승리와 버닝썬 클럽의 관계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내놓기보단, 그저 ‘피하기만’ 했다.

이후 31일에 양현석 발 공식입장이 나왔지만 변명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뒤이어 불거진 성접대 파문과 탈세를 위한 조례 위반 의혹 등에 대해서도 역시나 무대응 원칙 내지는 어설픈 반박이 이어졌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그에 응당한 법적 처벌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반대로 허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공식 경찰 수사 요청은 물론 고소 고발을 통한 모든 법적 대응을 준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도 더해졌다.

빅뱅의 멤버 승리. 사진. 구혜정 기자

과거 탑과 지드래곤의 마약 스캔들, 대성의 교통사고 사망사건, 승리의 성 추문 등에서도 YG의 무대응 기조는 꾸준히 지켜져 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YG의 대처 방법에 대한 비판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YG는 뚝심 있게 제 갈 길만 갔다.

YG의 이같은 행동방식은 대중들에 대한 무대응을 통해 열기가 사그라지길 바라는 의도로 풀이됐다. 실제로도 부가적인 화젯거리가 나오지 않으면 해당 건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꺼져갔으니, 그런 면에선 YG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전략적으론 나쁘지 않은 대처법일 수 있다. 하지만 소속사로서 이 방법은, 공인으로서 부를 축적하는 아티스트들의 소속사로선 결코 좋지 못한 방식임에 틀림 없다.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소속사는 먼저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해명 내지는 사과를 하는 게 옳다. 무대응을 하더라도 잘못한 부분에 대한 사과와 그에 합당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하지만 YG는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공식입장을 내더라도 “사실이 아닐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혹자는 YG가 대중과 기싸움을 한다고 표현할 정도다.

수많은 연예기획사들은 매번 적지 않은 이슈들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소속사는 책임 있는 태도로 사회와 대중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사죄의 뜻을 전한다. YG 역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대중의 사랑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라면, 응당 사회적으로 책임을 질 부분을 외면해선 안 된다. YG의 무책임한 태도가 대중의 반감을 불러오기 시작한 지금, 이때까지의 허술한 대응을 유지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맞을 수 있다. YG는, 과연 이 거대한 스캔들을 어떻게 대응하며 헤쳐 나갈까.

[YG스캔들과 엔터CSR①] 마약부터 성접대까지...YG 논란의 역사
[YG스캔들과 엔터CSR②] 무책임 비판 자초한 무대응 원칙
[YG스캔들과 엔터CSR③] 스스로 무너뜨린 YG 사회공헌 10주년
[YG스캔들과 엔터CSR④] 버닝썬 사태로 841억원 증발...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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