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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마블' 스틸컷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난, 너한테 증명할 거 없어.”

진부하다 할지라도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시대가 원하는, 이 시대를 대변하는, 아주 멋진 히어로가 드디어 나왔다. 마블의 새 히어로 ‘캡틴 마블’이 환상적인 신고식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다.

영화 ‘캡틴 마블’(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은 기억을 잃은 파일럿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쉴드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만나 어벤져스의 마지막 희망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캡틴 마블' 측은 미디어SR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로 90년대를 배경으로 할 뿐만 아니라 어벤져스 결성 전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부연 소개했다. 

‘캡틴 마블’은 ‘새로운 히어로, 어벤져스의 희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홍보됐다. 그리고 그 말대로, 영화는 충실하게 그 명제를 증명해나간다. 캐럴 댄버스로 분한 브리 라슨은 완벽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동안의 여성 히어로들이 코스튬에서부터 섹시미를 강조했다면, 브리 라슨의 캐럴 댄버스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다.

극 중 캐럴 댄버스는 편견에 맞서 싸워온 강인한 인물이다. 어릴 때에는 자동차 레이스에 나갔다 아버지에 위험하다며 저지당하고, 군대에선 남자 동료들에게 ‘너는 할 수 없다’며 무시를 당한다. 파일럿 동료들 역시 ‘여자는 조종사에 안 어울린다’며 그를 무시하기 일쑤다.

영화 '캡틴 마블' 스틸컷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그런 자신의 기억이 가진 잔상을, 캐럴 댄버스는 직접 부숴버린다. 일당백으로 모든 적에 맞서며 압도적인 액션을 선사한다. ‘캡틴 마블’을 위해 복싱, 킥복싱, 유도, 레슬링, 주짓수 등 다양한 운동 종목을 종합한 트레이닝을 소화해 온 브리 라슨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이와 함께 광활한 우주의 모습과 히어로 무비 특유의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은 관객들에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기원이 되는 이야기인 만큼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맛도 쏠쏠하다. 캐럴 댄버스는 닉 퓨리가 처음으로 만난 초능력자이자 우주 전사 크리의 군대 스타포스의 멤버다. 닉 퓨리에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일깨워준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스크럴 족과 크리 등을 접한 게 닉 퓨리가 어벤져스를 결성하는 계기로 이어진다.

기존 히어로무비의 공식을 비튼 것은 ‘캡틴 마블’의 특징 중 하나. 평범한 인물이 힘을 얻어가는 방식이 아닌, 남다른 초능력을 가졌지만 기억을 잃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히어로가 자신의 힘의 기원을 찾아가며 능력을 다듬어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캐럴 댄버스는 스스로 각성하게 된다. 한낱 인간에 불과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또 도전한다. 편견을 깨고 한계를 극복하는 캐럴 댄버스의 모습은 관객들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 '캡틴 마블' 스틸컷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좌절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영웅으로서, 더 나아가 최근 주체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여성들에게도 또 다른 메시지를 준다. 자신을 알고 인정하는 순간, 여성은 더없이 강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캡틴 마블’은, MCU의 21번째 히어로 무비이면서도 훌륭한 여성 영화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이에 더해, 자연스럽게 어벤져스의 기원으로까지 연결되는 전개와 90년대 당시를 고스란히 담아낸 부분들은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고양이 구스의 활약상 역시 미소를 짓게 한다.

익숙한 얼굴들도 대거 나온다. 콜슨 요원과 닉 퓨리의 젊은 시절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스타포스 사령관으로 분한 주드 로 역시 반갑다. 영화 시작 전 MCU의 쟁쟁한 영웅들로 채워지던 오프닝은 고(故) 스탠 리의 생전 모습으로 빼곡하다. 스탠 리에 대한 추모 메시지로 시작하는 영화에는 그의 생전 모습이 담겨 반가움을 자아낸다.

쿠키 영상은 총 2가지다. 첫 번째 쿠키영상은 오는 4월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과의 연관성을 가졌다. 멋진 영상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두 번째 쿠키영상은 눈요기거리다. 6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해 국내관객들을 만난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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