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출근길, 빨래 널 떄, 가벼운 산책을 나가기 전에 반드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합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주말 야외 활동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미세먼지가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독한 미세먼지가 돈이 되는 미세먼지 산업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미디어SR은 미세먼지를 둘러싼 정부의 대책에 빠진 부분은 없는지 살피고 새로운 산업에 대해서도 조망해보고자 합니다. 또 본지가 작년 3월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하고 기획취재를 통해 살펴본 석탄화력발전소 저탄장 문제도 다시 한번 점검했습니다. [편집자 주]

미세먼지 '매우 나쁨' 사진. 구혜정 기자

미세먼지 문제가 점차 심각성을 더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 인식 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원인을 다양한 부분에서 찾는 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미세먼지가 중국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모양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각계 부처의 움직임이 바쁘게 이뤄지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미세먼지 특별법)이 지난 15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가 당일 50㎍/㎥를 넘고 다음 날 평균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고 있다. 차량 운행제한 및 지역 내 배출 시설과 불법 소각 등이 단속되며 석탄발전소 가동 역시 조정된다. 

이 같은 정책은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서다. 즉 미세먼지의 원인을 무조건적으로 중국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국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 이를 개선해나가는 쪽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정책 기조 마련에 걸림돌이 되는 건 국민들의 인식 부족이다. 가시적으로 미세먼지 심각성이 보이는 만큼 국민들은 이를 중국발 스모그에서만 원인을 찾고 있다. 이에 더해 어플리케이션마다 다른 예보결과를 안내해 국내 앱과 해외 앱 두 가지를 두고 의존하는 상황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심각성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제기될 정도다.

통계 상으로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감소세다. 하지만 OECD 국가 미세먼지 농도 순위에서 한국은 7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발생원을 다양하게 보는 반면에 일반 국민들은 미세먼지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됐기 때문이라고만 인식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안 모씨(27)는 미디어SR에 "중국에서 공장을 우리나라와 밀접한 해안가로 이주시킨 뒤부터 국내 미세먼지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전에는 중국이 G20 회의 때 공장 가동을 멈추니까 미세먼지가 없는 쾌적한 하늘을 보기도 했다"며 중국 발 미세먼지를 현 대기질 악화의 가장 심각한 원인으로 꼽았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사진. 구혜정 기자

비단 안 씨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산둥반도로 공장을 이전한 뒤 미세먼지가 심해졌다고 보는 게 대다수의 국민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공장 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터져나온다. 실제로도 국내 환경단체들은 한국 및 중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무조건적으로 중국을 탓할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 전문가들은 중국발 스모그는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일 뿐 미세먼지의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국내 미세먼지 저감 역시 꼭 필요한 부분이나, 대체적으로 국민들의 인식이 중국발 스모그만이 미세먼지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머물러 있어 부가적인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정책자들은 정책 수립에 있어 국민 의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앞서 진행된 2019 미세먼지대응 국제컨퍼런스에서 박원훈 세계맑은공기연맹 이사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 위해 산업계, 정부는 물론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인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국민 인식 외에도 어플마다 다른 예보 내용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행법상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이 적용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최고 단계의 환경기준보다 높게 설정돼 있는 기 때문. 즉, 선진국 기준으로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에도 우리나라는 '보통' 기준으로 아는 셈이다. 

때문에 국내 개발사들이 만든 미세먼지 측정 어플과 해외 어플이 보여주는 미세먼지 정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예보하는 근거 자료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정한 전국 335개 측정소의 관측 자료임에도 어플리케이션마다 등급이 다른 이유다. 

이 같은 격차는 환경부가 2018년 3월 27일부터 국제기준에 맞춰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한 덕에 나아지고 있으나, 그래도 아직까지는 어플리케이션마다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현 정책상 환경부는 미세먼지 기준을 좋음(0~15㎍/㎥), 보통(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등 네 단계로 하루 네 번 예보하고 있다. 

[미세먼지 정책점검①] 손 놓은 정부, 미세먼지 날리는 석탄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정책점검②] 서울시의 촘촘한 미세먼지 대책? "효과 미비할 것"
[미세먼지 정책점검③] 중국탓만 하는 국민인식, 문제 해결 걸림돌
[미세먼지 정책점검④] 미세먼지, 新산업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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