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 사진=SBS

어찌 보면 초지일관의 자세다. '막장'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던 '황후의 품격'이 초심을 지키기라도 하듯 마지막까지 자극적 전개를 이어가며 끝을 맺었다.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이 2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태후 강씨(신은경)가 아들인 황제 이혁(신성록)을 나왕식(최진혁)으로 오해해 총으로 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야기와, 이혁으로부터 전권을 양도 받은 오써니(장나라)가 자신의 손으로 대한제국 황실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황후의 품격'은 '막장 대모'로 손꼽히는 김순옥 작가의 컴백작으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리턴'의 주동민 감독이 의기투합하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황실을 주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본격적인 방송 전 대한제국 황실과 황제의 비주얼 등이 선 공개돼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관심에 힘 입어 '황후의 품격'은 꾸준히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고 시청률은 17.9%에 달했다. 마지막 방송인 51, 52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4.1%와 16.5%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방송이 13.8%를 기록한 것에 비해 3%p 가량 상승한 셈이다.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 사진=방송화면 캡처

시청률 면에선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작품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잇따랐다. 시작 초부터 사람을 납치해 몸에 시멘트를 들이붓는 장면과 테러범을 조현병 환자로 표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이혁이 오써니에게 강제로 스킨십을 시도하는 데이트 폭력 논란 역시 있었다. 

20일자 방송에서는 성폭행 당한 임신부를 암시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해당장면에 작가에 대한 징계 요구를 바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되기까지 했다. 15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임에도 선정적이며 자극적인 장면들이 버젓이 방송되며 '황후의 품격'은 지속적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황후의 품격'이 당초 고지한 극의 내용은 이랬다.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 이런 내용으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수 없이 많은 자극적인 요소들이 버무려졌다.

남자 주인공인 나왕식의 페이스 오프 역시 과한 설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수위가 높은 스킨십 장면과 살인을 사주하는 자극적인 장면 역시 잇따랐다. 연장분인 후반 4회를 남겨두고 남자 주인공인 최진혁이 스케줄 문제로 하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이혁을 사망케 한 결말에도 아쉽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 남은 건 배우들의 명연기다. 이보다 더 나을 수 없다는 호평이 나올 정도로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은 훌륭했다. 특히나 악의 중심에 섰던 태후 강씨 역의 신은경은 섬뜩한 연기를 펼쳤다. 장나라와 신성록, 최진혁과 이엘리야의 연기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장나라 신성록 최진혁의 삼각관계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가세될 정도로 이들 배우의 합은 좋았다. 황실에 입성한 뒤 악녀로 변한 이엘리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캐릭터 표현력은 복합적인 인물의 감정변화를 시청자에 이해시키고 공감케 했다.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오아린은 '황후의 품격'에서도 사랑스러운 면을 십분 발휘하며 극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황후의 품격' 측은 미디어SR에 "작품이 방영되는 동안 시청자 분들이 보내주신 큰 사랑에 감사드린다. 배우들도 최선을 다해 촬영을 마쳤다. 마지막까지 좋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후의 품격' 후속으로는 한예슬 주진모 주연의 드라마 '빅이슈'가 방송될 예정이다. 매주 한 건 스캔들을 쫓는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파파라치 에피소드를 그리는 성공 스토리를 담으며, 오는 3월 6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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