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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창립자.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다. 

흙수저 환경을 딛고 성공한 사업가로 유명하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이사도 많이 다녔고 학원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시험 점수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학교를 중퇴했다. 

30대 초반, 두 차례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봤다. 뼈아픈 기억이지만 실패가 넷마블 성공의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2000년,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던 게임업체 '아이팝소프트'를 인수하며 넷마블을 세웠다. 이후 캐치마인드 부분 유료화 모델 도입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2003년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해 퍼블리싱 사업을 본격화했다. 모회사를 역 M&A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내년이면 창립 20년을 맞이하는 넷마블의 역사를 돌아보면 방준혁의 인생  만큼이나 굴곡지다. 2000년 자본금 1억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2004년 분기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할 만큼 성장했다. 그해 대기업 CJ에 인수되기도 하고, 창업자 방준혁이 떠난 후 큰 위기를 맞았으며, 모바일 게임 사업 성공 후 CJ에서 독립하기도 했다. 

현재 넷마블은 연 매출 2조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방준혁은 넷마블에 복귀하면서 '오대양을 누리는 잠수함'으로 만들 것이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의지도 확고하다. 2019년에는 'BTS 월드' 출시로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고자 한다. 

방준혁은 목표가 생기면 밤낮없이 일에 빠져드는 타입이다.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넷마블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온 것은 그의 몰입과 직원을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가 한몫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중국 기업의 공세, 넥슨 매각 등으로 혼란스러운 게임업계에서, 방준혁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방준혁은 지난 1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참여했다. 게임업계에선 방준혁과 NC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계 인사가 두루 모인 자리였다.

김택진은 문재인 바로 옆자리에, 방준혁도 멀지 않은 거리에 앉았다. 자리배치는 청와대에서 직접 관여해 게임업계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됐다. 간담회 후 문재인과 함께하는 산책 자리에서 방준혁은 "게임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수출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은 게임산업에 있어 꽤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은 지난 2017년 4월 대선후보 시절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 포럼에서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 인식과 그릇된 규제로 한국 게임이 세계 최고 자리를 잃었다. 규제를 풀어준다면 게임 산업은 다시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CJ ENM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부문 브랜드다. 넷마블의 2대 주주다. 

2004년, 넷마블은 분기 영업이익 100억원에 달할 만큼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그해 CJ의 인수 제안을 받고 방준혁은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은 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넷마블은 'CJ인터넷'으로 바뀌었다. 그는 CJ인터넷 사업전략담당 사장을 맡았다. 2006년, 2년 만에 건강상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방준혁이 떠나고 난 뒤 넷마블은 위기를 맞이했다. 매출과 이익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 내놓는 신작마다 실패했다. 심지어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인기 게임 '서든어택'의 판권도 넥슨에 빼앗겼다. 2011년, 결국 CJ는 방준혁에 CJ E&M 게임사업부문 총괄상임고문으로 복귀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준혁은 잠시 고민했지만 다시 넷마블의 품으로 돌아왔다.

넷마블은 추락하는 잠수함이라며 복귀를 만류했던 사람들에게 방준혁은 이렇게 말했다. "잠수함이 추락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내가 가서 문제를 직접 파악하고 개선하겠다. 추락하는 잠수함의 꺼진 엔진에 불을 붙이면 수면 위로 올라갈 것이고 그 잠수함은 오대양을 누리는 핵잠수함이 될 것이다."

복귀한 방준혁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봤기 때문.

회사의 신성장 동력은 모바일에 있다며 모바일 부문 지원자를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당시 스마트폰 보급률은 미미했고 모바일 게임보다 PC 온라인 게임이 주류였다. 어쩔 수 없이 방준혁은 직원 한 명과 모바일 사업을 시작했다. 임원과 직원을 찾아가 일일이 설득했다. 

당시 방준혁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워커홀릭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방준혁이 돌아온 뒤 넷마블은 승승장구했다. 복귀 다음해인 2012년 '다함께 차차차'로 소위 대박을 쳤다. 이후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을 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휘어잡았다.  

텐센트

중국의 글로벌 게임사. 카카오,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에 투자한 게임계의 거물이다. 현재 넷마블의 3대 주주로 17.7% 지분을 갖고 있다.

2014년 넷마블에 5억달러(한화 약 5300억원)를 투자했다. 텐센트 투자 이후 넷마블은 CJ에서 독립했다.

방준혁은 텐센트 투자 유치를 밝히며 "세계에 넷마블 로고송을 울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의지를 확고히 한 것. 이후 넷마블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수확할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넷마블과 텐센트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슨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인수 의사를 밝힐 당시 넷마블은 "넥슨의 유무형 가치는 한국의 주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매각 시, 대한민국 게임업계 생태계 훼손과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바,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서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텐센트가 들어와 국내 자본 중심이라는 말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최근 넥슨 예비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텐센트와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할지 주목된다. 만약 이들이 넥슨을 인수할 시, 넥슨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하게 유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택진

NC소프트의 창립자이자 대표. 2015년 방준혁과 동맹을 맺은 바 있다.

NC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진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NC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선두주자인 넷마블의 노하우가 필요했고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원했다. 양측은 2015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넷마블이 NC소프트의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리메이킹하는 것이 골자였다. NC소프트는 자사주 전량을 넷마블에 처분하고 NC소프트는 넷마블 주식 9.8%를 매수했다.

당시 NC소프트와 넥슨은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던 상황이었다. 당시 넷마블과 NC소프트의 제휴는 김택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김택진은 "양심을 걸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넷마블 지분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목적이 경영권 방어든 업무상 제휴든 넷마블과 넥슨의 동맹은 성과를 거뒀다. 넷마블은 NC소프트의 '리니지2'를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리메이크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2017년 넷마블은 '리니지2레볼루션'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NC소프트는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1천억원 이상을 IP사용료로 가져갔다. 

김정주

NXC 대표이자 넥슨 창업자. 넥슨의 지주회사 NXC를 매각하고자 한다. 게임업계 대표 인물 중 한 명. 

방준혁과 유명 게임 '서든어택'으로 얽힌 악연이 있다. 현재 서든어택은 넥슨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원래는 넷마블이 퍼블리싱하던 게임이었다.

2010년, 넷마블(당시 CJ인터넷)이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 인수를 검토하던 중 넥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서든어택은 넷마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효자 게임이었다. 

결국, 넥슨이 게임하이를 인수했다. 갑자기 효자 게임을 뺏긴 넷마블은 넥슨에 공동 퍼블리싱을 제안했지만 넥슨은 단독 서비스를 고수했다. 서든어택을 두고 양측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졌다. 2011년, 소모전에 지친 넷마블과 넥슨은 서든어택을 공동 서비스하기로 합의했다. 2년 뒤인 2013년, 서든어택은 넷마블을 완전히 떠났다. 

김정주와 방준혁은 2019년 NXC 매각 이슈에서 다시 만났다. 아웅다웅했던 그들이지만 한국 게임업계를 발전해야 한다는 대명제는 공감하고 있다. 김정주는 매각 입장을 밝히며 "25년 전 넥슨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와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해 온 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토양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시혁

작곡가, 프로듀서이자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작곡가로 활동하다 독립해 2005년 빅히트 엔터를 세웠다. 세계적인 아이돌 스타인 방탄소년단을 키워냈다.

방준혁과는 친척관계다. 워낙 각 업계에서 유명한 탓에 '방방형제'로도 불린다. 친척관계지만 자란 환경은 다소 다르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방준혁과 달리 방시혁은 서울대 미학과에 진학하는 등 상대적으로 평탄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방준혁은 게임에서, 방시혁은 엔터테인먼트에서 뚜렷한 사업 성과를 낸 이들은 손을 맞잡기로 했다. 바로 방탄소년단 팬 '아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BTS 월드'다. 올 1분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미뤄졌다. BTS월드에는 방탄소년단 멤버의 실사가 등장한다. 독점 화보, 영상 등 팬이라면 안 볼 수 없는 '떡밥'들로 가득 채워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 인기를 끄는 방탄소년단을 통해 방준혁은 넷마블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4월 2014억원을 투자해 빅히트의 지분 25.71%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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