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넷플릭스인가 ②] 넷플릭스 보는 이유? "편하니까"
[왜 넷플릭스인가 ②] 넷플릭스 보는 이유? "편하니까"
  • 배선영 기자
  • 승인 2019.02.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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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첫 상륙한 넷플릭스는 유독 한국에서만큼은 맥을 못 추었다. 기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 플랫폼들이 견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탓도 있었고, 넷플릭스에 볼만한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넷플릭스는 조금씩 천천히 한국형 콘텐츠를 통해 존재감을 넓히고, 이미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은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의 입소문을 통해 상륙 2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기에 이른다.

국내 지상파들은 작년부터 역차별을 주장하며 넷플릭스를 견제하고 있는데, 일견 설득력을 지니는 대목이 있더라도 애국심 호소가 결코 먹히지 않는 넷플릭스만의 매력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이를 능가하는 기술력과 서비스, 콘텐츠 없이 국내 OTT 업체들이 상승곡선을 따라 달리는 넷플릭스를 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 이 시점, 왜 넷플릭스가 사용자들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를 짚어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편집자주]

지난해 9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모바일 앰 사용자는 90만명을 돌파했다. 2018년 같은 기간 32만명이었던 것에서 3배 증가한 수치다.

2016년 넷플릭스의 첫 국내 상력 당시만 하더라도 예상하지 못한 수치였다. 무료이용권으로 유도하려 했음에도 5만명 안팎의 사용자에 만족해야 했던 넷플릭스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넷플릭스의 대체재가 많다. IPTV도 활성화 되어 있어 좋은 신상 콘텐츠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고, 국내 이동통신에서도 모바일 OTT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으며,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사에서도 저마다의 OTT 서비스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니 굳이 넷플릭스를 봐야 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대세였다.

그러나 지금 넷플릭스의 대체제였던 IPTV와 모바일 OTT들은 모두 속수무책이다. 왜 넷플릭스일까? 철저히 사용자 입장에서 되짚어보았다.

넷플릭스의 첫 화면. 사진. 구혜정 기자
넷플릭스의 첫 화면. 사진. 구혜정 기자

 

1. 콘텐츠 큐레이션
개인별 자동화 큐레이션은 OTT 서비스의 필수가 돼버린 지 오래다. 그러나 넷플릭스 만큼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시 하는 플랫폼은 드물다.

모바일로 넷플릭스 앱을 키면, 상단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재생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화면이 들어온다. 딱 하나의 콘텐츠다. 손가락을 이용해 조금만 내려가면 방금 전까지 보고 있던 콘텐츠, 이전에 봤던 콘텐츠들이 뜬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딱 보다 말았던 지점부터 재생이 시작된다.

그 아래로는 한국 드라마&버라이어티가 자리하는데, 국가별 맞춤 콘텐츠들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국내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온 넷플릭스였다.

지금 뜨는 콘텐츠, 최신등록 콘텐츠를 지나면 취향저격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취향에 정말 맞는 콘텐츠인지 여부는 사람마다 엇갈리긴 한다. 하지만 이 카테고리 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주도적인 강한 여성이 등장하는 미국 TV 드라마라는 대목이다. 주말 지상파 방송을 통해 봤던 빤한 막장 소재나 신데렐라 형 드라마들이 스쳐지나간다. 마치 "네가 한국인이라 한국 드라마도 추천했지만, 혹시 몰라서 이런 것도 준비했어. 한국 드라마 말고 우린 이런 것도 있단다"라는 느낌을 받는 큐레이션이다.

보다 더 세심하다 느낀 것은 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와 비슷한 장르의 콘텐츠들을 추천해 놓은 다음 카테고리였다.  

반면, 지상파 KBS, SBS, MBC가 투자해 만든 푹의 경우, 상단에 6편이나 되는 해당 플랫폼에서 밀고 있는 콘텐츠들이 소개된다. 아래로는 인기 에피소드라는 카테고리로 인기있는 콘텐츠들이 소개되고, 그 아래 인기채널 NOW!라는 카테고리로 현재 방송사의 실시간 방송들을 볼 수 있게 해뒀다. 인기 채널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모든 채널들의 실시간 방송을 나열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 아래에는 지금 뜨는 TV컷이 나온다.

CJ E&M이 운영하는 티빙으로 가봤다. 티빙을 켜자마자. 드라마 '도깨비' 전편 무료 시청의 광고창 부터 뜬다.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는 볼 사람은 다 본 드라마인데 왜 지금 전편 무료 시청이 광고되고 있을까. 알고보니 현재 tvN에서는 '도깨비'의 주인공 이동욱과 유인나의 신작 드라마 '진심이 닿다'가 방영 중이었다. 광고 창을 끄고 티빙 앱으로 진입하니 이번에도 상단에는 '진심이 닿다' 이동욱, 유인나의 시그니처 아이템 옥션 시작 광고가 뜬다. 그 뒤로는 '진심이 닿다' 다시보기로 연결되는 창도 뜬다. 티빙은, CJ E&M 자체 컨텐츠의 주요한 광고 무대라는 인상을 받았다.

상단 바로 아래에는 CJ E&M 채널의 라이브 방송으로 바로 연결되는 라이브 카테고리가 있다. 아래에는 CJ E&M 채널이 아닌 타 채널의 라이브 방송들도 나열되어 있다. 타 채널 라이브까지 배려한 티빙의 형평성에 감동이라도 느껴야 할까.
 
그리고 의문스러웠다. 정말로 지금 라이브로 방송되는 콘텐츠를 굳이 모바일로 보려는 이용자들이 많은 걸까? 푹과 티빙은 모두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없어 불편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가 컸다. 다시보기나 몰아보기에 익숙해진 탓에 라이브 방송을 보면 화장실을 가거나 딴 짓을 좀 할라치면 내용을 놓치고 마니 괜히 부담스럽고 불편한 사용자는 과연 없을까. 다시보기라는 카테고리까지 지나자 이제서야 예전에 봤던 콘텐츠들을 바로 볼 수 있는 이어보기가 등장한다.  

2. 광고 시청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넷플릭스를 찬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고 시청이 없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콘텐츠 어디에도 시청 전 광고 영상이 뜨지 않는다. 재생 버튼을 누르면 바로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용자 면에서는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편리함이다.

푹과 티빙은 상단에 배치한 라이브 방송 시청을 누르면 광고가 붙어서 재생된다. 또 한 번 의문이 생기는 순간이다. 과연 라이브 카테고리는 누구를 위한 카테고리인가.

3. 요금제

넷플릭스 요금제의 가장 큰 장점은 많으면 4명까지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달 1만4500원의 요금을 내면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으며, 동시에 4명까지도 접속이 가능해 넷플릭스 요금을 4명끼리 공유하기도 한다. 사실상 1인당 4000원도 안내는 금액만 지불해도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푹의 추천 이용권은 철저히 1인 중심으로 한달 대략 1만2000원 수준이다. 회선은 3회선까지 추가가 가능한데 요금은 1만8000원이다. 여기에는 10회 다운로드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영상 소비의 대세가 스트리밍인 2019년 다운로드 시청의 매력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마저도 방송 콘텐츠 시청만 가능한 요금이고, 영화 시청까지 추가하면 2만원이 훌쩍 넘는다.

티빙의 경우 모든 방송 콘텐츠와 영화 500여편을 시청할 수 있는 이용권 금액이 1만8700원이다. 현재는 68%의 할인기간이라 5900원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회선 추가 여부는 나와있지 않다. 5900원이라면 매력적이지만 2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라면 글쎄.

티빙과 푹의 첫 화면. 사진. 구혜정 기자
티빙과 푹의 첫 화면. 사진. 구혜정 기자

 

4. 기술적 안정성

넷플릭스는 접속자가 몰리면 해상도를 저하시켜 끊기지 않고 영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관련, 넷플릭스에서는 "사용자 기기와 통신 환경에 맞춰 화질을 조절해 스트리밍하는 어댑티브 스트리밍(adaptive streaming) 기술이 있다. 회원이 어디서나 최적의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라고 전했다.

또 장르에 따라서도 데이터량과 전송 속도를 구분하는 기술도 구현되어 있어, 풍경 등 단순한 화면과 액션 장면에 따라 필요한 데이터량과 전송 속도를 구분해 놓았다. 넷플릭스는 "이런 기술력으로 2015년 대비 같은 용량의 데이터로 현재는 약 4배 긴 분량의 콘텐츠를 스트리밍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티빙과 푹은 끊김 현상이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 '남자친구'와 '스카이캐슬', '알함브라 궁전'과 같은 인기 콘텐츠를 티빙을 통해 시청했는데 주기적으로 끊겨서 불편함이 있었다.

국내 OTT 서비스들이 넷플릭스의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하다. 그러나 사용자 측면에서 넷플릭스는 상당히 편리한 OTT 플랫폼이라는 점은 확실했다. 넷플릭스를 1년 정도 구독해왔으며, 푹과 티빙 등 다른 OTT 서비스들도 두루 경험한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넷플릭스는 사용자 관점에서 편리하다. 오프닝 부분을 과감하게 점프할 수 있도록 버튼을 제공하고 불필요하게 앞으로 감기 되감기 등 핫키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집중도가 높다. 또 모바일과 PC 전환의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국내 업체가 좀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모바일로 시청하다가 TV로 전환하면 큰 무리 없이 전환이 되는데 티빙은 접속 회선이 있다고 팝업 메시지를 띄운다. 상당히 불편하다"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기술적 개선이 없다면, 국내 업체들이 해외발 OTT 서비스 업체의 공세에 버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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