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세대 포럼 특강. / 구혜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SK(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SK 그룹 복수의 관계자들은 미디어SR에 "SK(주)는 내달 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의장 사임 안건을 의안으로 올릴 계획이다. 현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의장 후보를 물색 중으로 알고있다"라고 말했다.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 내정설에 대해서는 SK(주) 관계자는 "여러 의장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답했다.

SK(주)는 SK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대표이사를 겸직해왔다. 한국 사회에서 재벌 총수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것은 흔한 일로 한국 경쟁당국은 지배구조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접근해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2016년 개정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상장회사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를 대표하는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을 대표하는 대표 이사와 분리하여 선임할 것을 권고해왔다.

최 회장의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한 노력은 꾸준했다. SK그룹은 사외이사 비율을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른 요구 기준 이상으로 선임해온 것은 물론 지난 2017년에는 주주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주주권 강화에 힘써왔다.

지난 12월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17년 5월 ~ 2018년 4월 1년간 재벌집단 이사회 안건 5502건 중 원안 반대 안건은 13건이며 그 중 SK그룹은 7건을 차지해 이사회가 반대표를 던진 경우가 상당했다.

지난 1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개혁은 미국식 소유와 경영 완전 분리가 아닌 유럽식 모델을 참조 중"이라며 "일감 몰아주기와 사익 편취를 중심으로 시장 질서 교란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최태원 회장의 행보는 선제적이라고 볼 수 있다.

SK(주)에 이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하게 되면 경쟁당국의 순환출자 구조 해체에 따른 소유지배구조 단순화에 이어 실질 지배구조 독립성 부문에서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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