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레오니 슈레브 ING은행 지속가능금융부문 글로벌 대표 ING은행의 사회책임투자 사례를 소개했다. 구혜정 기자

올해 금융지주와 은행이 총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후순위채권 등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채권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우리은행은 2천억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중은행 최초 원화 발행으로 국내 주요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 만기 연 2.04%의 고정금리로 발행됐다.

지속가능채권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가 우수한 기업이나 환경과 사회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국제 인증 절차를 거쳐 외부기관으로부터 검증 보고서를 취득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우리은행의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반영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추가적인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24일 6억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하나은행 측은 3년물과 5년물 지속가능채권 모두 유통시장 대비 낮은 금리 수준으로 발행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월 3억 달러 규모로 후순위채권을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하고 이어 지난달 29일 4억 5천만달러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지속가능채권 방식으로 발행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고 일부 투자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채권에만 투자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응해 본 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지속가능채권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특수목적 형태로 발행되는 지속가능채권은 검증과 검토 과정에서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감에도 수익성과 동시에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인지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지속가능채권 투자자는 사실상 전무했으나 지속가능채권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트랜드와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 가치 정책 기조가 맞물려 지속가능채권이 국내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금융센터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국물 달러 공모채 평균 주문은 4.3배로 지난해 3.1배에서 늘었으며 특히, 지속가능채권 주문은 5.5배로 전체 평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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