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한진그룹이 지난 14일 제시한 향후 5개년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경영 발전에 대해 경영 개선 요구를 해온 사모펀드 KCGI 측이 신뢰를 쌓을 수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CGI는 18일 자료를 배포해 "한진그룹 발표안은 KCGI가 제시한 신뢰 회복을 위한 5개년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며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보호를 위한 위기 모면을 위해 급조된 임기응변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미봉책이라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최근 단기차입금을 늘려 상법상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도록 해 3% 룰을 우회해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언급하며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을 야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진그룹은 단기 차입금 1600억원 증액으로 자산 2조원을 넘겨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지난 14일 감사위워회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3인의 감사위원 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 경우 조양호 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할 수 있어 3%룰을 적용받더라도 실질적으로 감사위원 후보자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어 KCGI 측은 한진그룹이 외형 확장의 욕심을 버리고 독립성과 전문성이 있는 사외이사를 내세워 직원이 만족하는 서비스 개선을 이룰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KCGI는 한진그룹에 대한항공의 현재 부채비율 747%를 항공사 평균 수준인 200%~300% 내외로 유지해 신용등급 A등급 회복, LA Wilshire Grand 호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등 대표적 적자 사업 투자 적합성 제고, 객실 승무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10%대 인원 충원을 제안했다.

지배구조 개선 관련해서는 사내이사 선출에 있어 과도한 겸임이 없고 기업가치 훼손 전력이 없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으로 선임할 것과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는 회사와 법률대리, 자문계약 등 어떠한 거래관계가 없으며 주주와 간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으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KCGI는 지난달 31일 한진칼에 감사 1인 선임의 건, 사외이사 2인 선임의 건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이촌 회계법인 김칠규 회계사 감사 선임, 조재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영민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한진그룹이) 지난 14일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급하게 주주친화정책을 내놓고 배당을 늘린 상황이었다"며 "지배구조 독립성 확보를 위한 외부 사외이사 추천 등 방식을 취하지 않고는 진정성을 보이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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