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9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및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 의결권 강화, 주주 행동주의 여파로 배당성향이 개선될 것이라는 자산운용업계의 분석이 적중했다.

17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배당 확정 499개 상장사 2018 회계연도 배당금은 26조2676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21.2%로 지난해 유가증권 상장사 배당성향 16.78%를 크게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나머지 상장사 배당 확정으로 올해 배당금이 30조원 대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배당금 증가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영향이 컸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연기금 등 기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실행을 예고하면서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을 늘리고 금융투자사는 이를 통해 주식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영되는 시점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경향에 따른 이 같은 배당 흐름이 자리 잡아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배당성향 확대는 삼성전자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배당성향을 14.1%에서 21.9%로 올리고 지난해 분기 배당금만 4.3조원을 지급했다. 2020년까지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삼성전자 분기 배당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정책 없는 배당 확대는 기업의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고 일부 대주주에게 이익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조남희 대표는 "(배당확대는) 투자 확대를 유인할 수 있고 주가를 상승시키는 자본시장의 긍정적 역할이 있는 반면에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서 과도한 배당을 통해 대주주에게 이익이 쏠려 성장 동력이 줄어드는 부정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주주의 경영 활동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종오 국장은 "배당이 크게 늘어나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합리적 배당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주주와의 대화를 통해 성과 연동 배당을 하는 등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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