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송현동 부지 연내 매각을 포함한 향후 5개년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경영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KCGI의 경영 참여 선언에 따른 압박에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확대를 포함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13일 공시에서 이를 통해 "2023년 그룹 전체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2.2조원 달성 목표를 수립한다"고 밝혔다. 2018년 예상 6.1%의 그룹 영업이익을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배구조 독립성을 강화를 위해 한진칼 이사회 사외이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7인 체제로 운영한다.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도입하고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감사위원회 제도를 도입하고 3인의 감사위원회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한다.

KCGI는 지난달 31일 한진칼에 감사 1인 선임의 건, 사외이사 2인 선임의 건 등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 이촌 회계법인 김칠규 회계사 감사 선임, 조재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김영민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했다.

경영 투명성 증대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도입해 특수관계인 거래를 감독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부회계관리 운영 전담 조직을 설치한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황성화해 공정거래법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2018년도 배당성향을 약 50% 수준으로 확대한다. 2017년도 주당 125원 배당(배당성향 3.4%)과 비교해 대폭 확대된 수치다. 상장사 평균 18%와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배당이 들쑥날쑥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배당은 중장기적인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겠지만 당분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는 미디어SR에 "주주 친화적인 정책은 좋지만 당장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호 지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급격하게 배당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 내로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개발 계획을 재검토하고 사업성이 부족할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 송현동 부지는 적정한 시장가격으로 외부 매각한다. KCGI 측은 지난달 21일 송현동 호텔 부지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 추진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형식상 주주친화 정책으로 보인다. 내용상 지배구조 독립성 확보를 위해 국민연금 등 다른 투자자에게 사외이사 추천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를 이사회 포함하는 방법으로 진정성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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