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노조 3시간 파업 현장. 제공 : 현대중공업 노조

지난 1월 31일 산업은행의 민영화 절차 돌입 발표 이후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해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확정됐다.

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 참여 의사가 없음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올라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단독 거래로 확정됐다.

그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 측이 협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31일 산업은행이 조건부 양해각서 체결을 알릴 당시 `유상증자 등이 복합된 복잡한 거래 구조를 띠고 있다`고 표현하며 `과당경쟁, 중복투자 등의 비효율을 제거`하겠다고 발언해 관련 협력업체, 근로자 입장에서는 구조조정 등 우려에 따른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GM 사태와 유사하게 노사는 물론 협력업체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분이 겹쳐 효율적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대우조선 인수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대중공업은 물론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산업은행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빅2체제로 자리잡으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어 저가 수주 문제가 해결되고 자연스럽게 납품가를 올려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전체적 파이가 커질 것이며 납품 단가 압박이 지금까지 협력업체에 이전되어 왔다. 적정가 납품으로 관계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복투자 비효율 제거 발언 관련해서는 "구조조정과 관련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양해각서 체결하고 12일 단독거래를 확정 지은 후에도 거래 당사자인 현대중공업 사측 외에는 노조, 협력업체 등과 단 한 차례도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접촉하지 않겠나"라고 막연한 답을 했으나 대우조선해양 측은 "우리 측으로서는 주도권이 없는 상황에서 협력업체에서 오는 문의에도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재 결과 현대중공업 노조는 물론 관련 협력업체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사에 다양한 문의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단위 조선업 구조조정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들은 대화 창구 조차 없어 자신의 미래를 점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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