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1일 자본시장 혁신과제 관련 세부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 금융위원회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원리금 상환에 힘쓰고 있는 국민 입장에서 은행을 고운 시선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

4대 금융지주사는 2018년 당기순이익 10조 4천억, 순이자마진 7조 9천억원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3조 156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을 앞질렀고 KB금융은 2년 연속 순이익 3조원을 넘겼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순이익 2조원을 뛰어 넘었다. 4대 금융지주사는 순익의 75%를 순이자마진(NIM)으로 올렸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대출금리 산정 투명성을 위해 10년만에 새로운 코픽스(COFIX) 금리를 도입하기로 하고 가산금리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예고하면서 은행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게 됐다.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성장이 어디까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도 쏟아지고 있다.

은행 측은 공개적으로 금융당국에 반발하며 정부의 대출체계 개선 방식이 잘못되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코픽스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금융위가 추정하는 0.27%대 금리 인하는 불가능하다. 비금융 부문 리스크 증가로 상쇄될 것이라는 주장의 요지다.

이에 금융위는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리스크 유동성이 높아져 새로운 코픽스를 도입해도 금리가 변동되지 않는다는 은행의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새로운 코픽스는 실제 은행 자금조달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이유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예대마진을 조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금리 산정 체계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지금 고객들이 자신의 대출금리 산정 방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소비자 이해를 높여 은행의 경쟁 여건을 개선하면 된다. 은행은 성과 목표에 따라 금리를 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금융위 관계자는 "불투명과 불합리성이 예대마진을 높이는 것"이라며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계획대로 7월 내로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리가 산출하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이 10년만에 코픽스 금리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내버려둬 온 것이다. 사실상 은행을 비호한 것이다. 지금와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하는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금리 자체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고객에게 대출금리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알린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다. 은행의 거대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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