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매번 틀을 깬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몸짓은 곧 ‘오리지널’이 됐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태민은 늘 해내고 만다. 새로움은 곧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태민이 이번에는 ‘MOVE’를 이을 회심의 발돋움으로 ‘WANT’를 세상에 내놓았다. ‘새로움’을 자신만의 정서로 당당히 차용한 태민의 이번 도전은 어느새 그가 갈구하는 음악의 세계,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지난 활동으로 ‘역솔남’(역대급 솔로 남자가수)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어요. 솔로로서 완성되어가고 있는 느낌을 계속 주고 있는 것 같은데.
태민: ‘
역솔남’이라는 말을 듣는 건 저의 목표였어요. 물론 다른 좋은 가수분들이 많아서 제가 더 노력해야겠다 싶지만, 저라는 사람의 색을 어느 정도는 보여드린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죠. 샤이니로 활동할 때에는 그룹 색에 맞춰서 앨범을 준비하거든요. 컬러풀한 청량감을 보여드린다면, 솔로 태민으로서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내면을 음악으로서 보여드리려 해요. 1차원적으로 겉모습의 밝음만을 내세우고 싶지는 않아요.

Q. 인터뷰를 하면서 든 생각인데, 태민은 늘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느낌을 받아요. 좋은 느낌으로요. 말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보여줄 게 더 많은 느낌이랄까요? 언제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듯한.
태민:
억지로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는 부분도 있어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 무대에서는 티가 날 것 같거든요. 스스로 애정을 갖고 있어야 해요. 예전에는 제가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낮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자기최면을 열심히 했죠. 스스로에게 칭찬도 열심히 했어요. 자신감 있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목표를 정해놓고 그걸 위한 스텝을 밟아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목표는 음악에만 집중된 것 같고요. 예능을 해도 음악적 멘토로 출연하지 본격적으로 웃음을 위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모습은 거의 보질 못했어요. 다른 샤이니 멤버들과 달리 연기에도 본격적으로는 도전하지 않고요.
태민: 예능은 스스로 저를 어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컸어요. 제가 사람들과 거리를 둬 버릇하는 내성적인 부분이 있다 보니까 예능 장르 자체가 저와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럴 거면 하나만 열심히 하는 게 맞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어릴 때부터 하나에 꽂히면 한 우물만 파는 성향이었거든요. 저는 그게 잘 맞는 것 같아요. 가수를 시작한 뒤 이 일이 제게 즐거움과 성취감을 안겨준다고 느꼈어요. 그러면서 점점 목표치가 생기고, 달성하고 싶은 게 점점 늘어났죠. 뭔가를 이뤘을 때의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요. 지금까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Q. 내성적인 성격은, 한 가지에 몰두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죠(웃음).
태민:
저는 정말 행복한, 내성적인 사람이거든요(웃음). 남들과는 약간은 다른 부분에서 행복감을 느껴요. 즐거움이랄까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제가 외로워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혼자서 이걸 해냈어’라는 성취감에 만족해하는 편이에요.

Q. 어느새 10년 차 아이돌이에요. 아이돌로 살아가면서 느낀 장단점은 어떤 건가요.
태민
: ‘보여지는’ 사람이다 보니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해요. 사건·사고도 조심해야 하죠. 저는 애초에 꼬투리 남기는 것 없이 잘 행동해왔다고 생각해요. 가끔 편하게 놀러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소소한 행복 역시 있어요. 음식점에 가거나 하면 서비스를 많이 주시거든요(웃음).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방면으로 성장했지만, 무엇보다도 괄목할 만한 건 보컬리스트로서의 성장이에요. 신기할 정도로 큰 성장을 거뒀어요. 데뷔 전에는 데뷔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지만, 데뷔 후에는 그런 뚜렷한 목표를 잡기가 어렵잖아요. 그럼에도 확실한 성장을 일궈냈죠.
태민: 어릴 땐 1등이나 대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가수라는 직업을 갖고 시간이 점차 흐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죠. 시기가 잘 맞물리면 그런 성과들을 거둘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런 걸 다 떠나서, 누구에게든 떳떳하게 ‘난 이런 가수였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태민 색깔’, ‘태민스럽다’는 말을 해줄 때 정말 좋아요. 그런 소리를 더 듣고 싶어요. 잘하는 가수는 많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Q.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11년 전 데뷔 초와 비교했을 때 ‘내가 이제 이런 건 좀 잘하게 됐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요(웃음).
태민:
말을 좀 할 줄 알게 된 것? 하하. 원래는 아무리 편하게 판을 깔아주셔도 정말 말을 잘 못 했거든요. 그건 확실히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또 막연히 생각해보던 게 있는데요. 어릴 땐 눈을 정말 많이 깜빡이면서 무대를 했어요. 무대에 몰입하기보다는 이것저것 계산하고 생각한 게 다 얼굴에 드러났거든요(웃음). 하지만 점차 그런 것 없이 편안하게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죠.

Q.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 쓴 표현이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럼 확실하게 말해볼까요? 태민이 말하는 ‘나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요.
태민:
춤을 추는 퍼포머? 사실 저의 색은 중성적인 부분도 있어요. 춤을 춰도 평범한 군무 느낌의 것보다는 제 나름대로의 음악적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려 해요. 안무에 있어서도 남들이 하지 않았던 걸 늘 하고 싶다고 얘기해요. ‘오리지널’은 정말 찾기 어렵지만, 그리고 제가 한 것도 누군가가 먼저 했을 수도 있겠지만요. 유행에 편승하기보다는 그걸 조금 틀어서 오히려 더 눈에 들어오는 걸 추구해요. 저는, 단지 저라는 사람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에요.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장갑을 끼고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돋보였어요. 이 역시도 마이클 잭슨에 대한 오마주일까요.
태민: ‘괴도’ 때에도 마이클 잭슨을 오마주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런 ‘시그니처’를 갖고 무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마이클 잭슨의 모자나 장갑, 슈트는 곧 그의 상징이잖아요. 상징성이 있으면 이미지 구축도 더욱 쉬워지죠. ‘괴도’ 활동 때에는 허벅지 벨트가, ‘MOVE’ 때에는 민소매 상의가 제 상징이었어요. ‘WANT’의 시그니처는 장갑입니다.

Q. 보컬 역시 퍼포먼스의 일부분으로 삼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요.
태민:
노래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지만 표현에 있어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죠. 발성을 중요시하고 소리를 예쁘게만 내면 노래를 전부 다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한계점도 생기거든요. 그래서 정직하게만 부르기보다는 여러 시도를 하면서 곡 색에 어울리게 제 목소리를 표현하려 하고 있어요. 보컬도 퍼포먼스의 한 부분이 되는 거죠.

Q. 이런 프로페셔널함이 좋은 귀감이 되고 있어요. 솔로가수로서의 태민을 롤 모델로 꼽는 후배 가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태민:
진짜, 정말, 너무나도 행복하고 또 감사드려요. 막연하게 ‘저런 선배 정말 멋있다’, ‘닮고 싶다’고 생각하는 선배들처럼, 저 역시도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그렇게 보였다는 거잖아요. 더군다나 같은 일을 하는 분들이 그렇게 거론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그리고 그걸 실망시키면 안 되겠다는 부담감도 들고요.

Q. 그 부담감이 더 좋은 무대로 완성될 것 같아요. ‘MOVE’와 ‘WANT’에 이어 다음 앨범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요? 통일성을 가지게 될지 혹은 또 다른 연장선을 가져가게 될지, 기대할 부분이 너무도 많네요(웃음).
태민:
이번 노래는 ‘MOVE’의 연장선을 가져간다는 취지가 확실히 있었어요. 그래서 제목도 통일성 있게 ‘WANT’로 지었죠. 하지만 이걸 그대로 가져갈지 혹은 새로운 것을 제시할지, 아직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남들이 하지 않았던 걸 늘 하고 싶거든요.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