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매번 틀을 깬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몸짓은 곧 ‘오리지널’이 됐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태민은 늘 해내고 만다. 새로움은 곧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태민이 이번에는 ‘MOVE’를 이을 회심의 발돋움으로 ‘WANT’를 세상에 내놓았다. ‘새로움’을 자신만의 정서로 당당히 차용한 태민의 이번 도전은 어느새 그가 갈구하는 음악의 세계,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Q. 신곡의 안무가 굉장히 신선해요. 그루브한 연결성 사이사이에 절도도 있어 보이고요. 마이클 잭슨의 무대에서 받았던 느낌과 비슷해요.
태민:
마이클 잭슨은 저도 참 좋아하는 가수예요.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처럼 제게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 음악적인 부분도 마찬가지고요.

Q. 선 공개됐던 티저 사진부터 강렬했어요. 흔히 사용되는 레드와 블랙이어도 그걸 좀 더 과감하게 감각적으로 매치했죠. 각자의 상징성을 갖고 색을 배합한 느낌도 받았고요.
태민:
데모 곡을 받은 뒤에 곡의 분위기에 맞게 생각한 거예요. 곡 자체가 강렬했죠.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어요. 레드와 같은 강한 색채의 톤을 활용해 앨범을 작업하게 됐죠.

Q.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샤이니의 막내 이미지가 강했어요. 하지만 솔로가수로서의 태민은 확실히 달라요. 특히 무대와 평소 모습의 괴리감이 상당하죠.
태민:
이상하게도 무대에 임할 때는 애티튜드가 아예 바뀌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동경해 왔던 무대라서 그런 걸까요? 그리고 16살에 데뷔해 오랜 기간 무대 위에 서오면서 제 나름대로의 자부심과 자신감도 생겼어요. 무대 위에서만큼은 제 세상인 거잖아요. 그만큼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거죠. 겸손이라는 건 무대 아래에서고, 무대 위에서는 저를 아낌없이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프로페셔널한 태도가 인상적이에요. 무대에서의 ‘이태민’의 모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따로 있을까요?
태민: 점점 무대 연기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의도적으로 멋있게 카메라를 보고 ‘이런 표정을 지어야지’라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감정과 텐션을 가져가려고 해요. 마음가짐을 달리 하는 거죠. 그러면 무대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이 나오더라고요.

Q. 신곡 ‘WANT’는 지난 활동곡 ‘MOVE’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 강해요. 전반적인 음악의 흐름도 비슷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듯한데.
태민:
현실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건 대중성 있는 음악이어야 하지만 제 음악은 확실히 대중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 그래서 A&R 팀과 논의를 많이 했어요. 제 이미지를 이해시키려 했죠. 대중적으로 가보려고 해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어디까지가 대중적인 거고 어디까지가 어려운 음악인 건지는, 아직도 잘은 모르겠어요. 그 부분이 어려운 지점이라 생각해요.

Q. 일전에 한 인터뷰에서 새 앨범에 대해 이런 말을 했어요.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 쉬운 것 같지만 따라 해보면 안 될걸? 이건 나밖에 못 하는 건데 해볼래요?’ 사실, ‘MOVE’ 때도 이런 뉘앙스의 말을 했었잖아요.
태민:
점점 그런 느낌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져요. 지금까지의 목표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움직임’이에요. 노래와 안무를 모두 통틀어서 무대 위의 이태민이 하는 음악은 태민이 해야 가장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거든요. 그런 좋은 퍼포먼스를 만드는 게 개인적으로 세웠던 목표였어요. 요새 아이돌 중에 무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저는 한 세대를 넘어가는 아이돌에 속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나’라는 아이덴티티와 콘텐츠가 확실하게 자리 잡아야겠다 싶었어요. ‘태민이를 확실히 보여주자’라는 거죠. 트렌디한 것보다는 ‘저다운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그런 면에서 ‘MOVE’는 솔로로서의 태민의 지향점을 가장 잘 보여준 것 같아요. 그리고, ‘WANT’를 통해 그런 생각은 달라질 것 같아요. 정말 태민밖에 할 수 없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태민: 이번 앨범은 ‘MOVE’의 연장선에 있지만, ‘MOVE’를 보완했다고도 할 수 있어요. ‘MOVE’의 춤은 정적이어서 폭발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퍼포먼스였거든요. 그에 반해 이번 노래는 퍼포먼스의 기승전결이 조금 더 뚜렷해졌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댄스에 치중된 건 아니에요. ‘MOVE’와 비슷한 결을 가진 퍼포먼스가 됐죠.

Q. 음악적인 변화는 어떤 부분이 있었나요?
태민:
전체적인 앨범 콘셉트의 기반은 팝이에요. 지금까지는 어두운 느낌의 노래들이 많았다면, 이번 앨범에는 ‘Artistic Groove’, ‘Truth’처럼 조금 밝은 느낌의 곡도 수록해보려 했죠. ‘Never Forever’도 밝고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고요. 미니앨범이어서 여러 음악을 시도했다고 말하긴 어려워요. 하지만, 기존의 태민이 가진 음악적 색깔을 조금 더 보완한 앨범이에요.

Q. 이번 앨범에서 태민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태민:
타이틀곡 ‘WANT’에서 ‘더 원하게 될 테니’라는 가사가 있어요. 바로 그것 같아요. ‘마성의 남자’라고 하는 게 나을까요?(웃음) 타겟층을 생각해봤을 때, 나이가 정말 많은 분들이나 어린 친구들이 저라는 가수를 받아들이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젊은 여성 분들을 타겟으로 저에게 매료시키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하하.

태민 /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누난 너무 예뻐’에 열광하던 누나 팬들도 생각나네요. 그때의 태민 씨는 정말 앳된 느낌이 강했어요.
태민:
어릴 때의 마냥 예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없어지는 레퍼토리예요. 그래서 저는 저의 다른 이미지를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Q. 한편으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어릴 때 데뷔했으니까요. 아직 27살이에요. 보여줄 게 많을 수밖에 없는 나이죠. 그럼에도 이미 너무 많은 걸 보여준 것 같다는 부담이 있지는 않을까요.
태민:
그런데, 저는 그런 상상을 해봤어요. 지금과 같은 상태로 27살의 이태민으로서 데뷔했다면 제가 지금 보여드리는 것들이 신선해 보일 수도 있겠죠. 데뷔 10년차인 지금의 저와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기대치를 넘어서는 걸 보여드리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결국은 저의 숙제인 거죠. 그런 모든 고민들을 뛰어넘는, 새롭고도 신선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 저도 20대잖아요. 뭔가를 시도할 수 있는 나이니까요.

Q. 자신만의 색깔도 중요하지만 대중성에 대해 아예 생각을 안 해볼 수 없는 것 같아요.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가수니까요. 새로운 것과 대중적인 것. 양립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죠.
태민
: ‘MOVE’ 앨범에서 ‘낮과 밤’이라는 노래를 나름의 대중성을 고려해보면서 써봤어요. 하지만 대중성이라는 것을 정의 내리는 게 스스로도 어렵더라고요. 대중적인 정서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작곡가분들과 회사분들 의견을 많이 들어보려 해요. 제가 개입되면 오히려 대중적인 방향이 흐트러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분들을 의지하며 믿고 가려고 하는 편이죠. 모두의 입맛을 맞추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맞춰 보고 싶어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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