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열린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단체행동 선포 기자회견.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네이버 노조가 오는 20일 첫 번째 쟁의행위를 펼치기로 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본사 1층 로비에서 조합원과 함께 첫 공식 쟁의행위를 펼칠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3월 말 IT업계 및 상급단체인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 노동조합과 연대한 대규모 쟁의행위까지 고려 중이다.

첫 쟁의행위를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첫 쟁의행위로 파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오세윤 네이버노조 지회장은 " 대규모 쟁의행위가 파업이 될 것인가에 대해 ‘시작부터 파업을 원하는 노동조합은 없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회장은 "앞으로 조합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표현을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지금과 같이 노동 3권을 무시하는 태도를 지속하고, 대화의 창을 열지 않는다면 결국 노동조합은 가장 강력한 단체행동권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경우 파업은 회사가 선택한 결론이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해 4월 노동조합 설립 후 네이버와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끝내 협의하지 못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동위가 내놓은 조정안을 노조는 받아들였으나 네이버는 협정근로자 지정 내용이 조정안에 포함돼있지 않다며 거부했다. 이에 노조는 쟁의권을 얻게 됐다.

협정근로자는 쟁의할 수 없는 근로자를 말한다. 네이버는 노조의 쟁의행위로 서비스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협정근로자 지정이 없는 한 교섭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오 지회장은 "노동3권 중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협정근로자 지정은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지회장은 "서비스 중단이 우려된다면 서비스를 만드는 노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네이버는)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노조는 네이버가 계열사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네이버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검색광고 및 네이버쇼핑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컴파트너스 노동자가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정노동자인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30명 중 최대 4명까지만 휴식하고 퇴사자 발생 후 늦은 인원보강으로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컴파트너스는 네이버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손자회사다. 

박경식 컴파트너스 부지회장은 컴파트너스가 모회사 네이버의 눈치를 보느라 어떤 교섭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부지회장은 "컴파트너스의 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하며, 말 그대로 돈줄을 쥐고 있는 곳은 네이버였고, 네이버의 허락이 없으면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는 (컴파트너스의) 두 대표는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네이버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컴파트너스의 감정노동 종사자 처우 개선에 대한 책임은 네이버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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