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화승

경영난을 겪어온 (주)화승이 지난달 31일 회생 절차를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하루 만에 채권 추심 등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받은 가운데 납품 대금 외에도 백화점 근무 브랜드 매니저(점장) 급여 성격이 분명한 판매 수수료를 어음으로 지급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1일 화승 브랜드 매니저에 따르면 600여 개 르까프, K스위스, 머렐 등 화승 점포의 브랜드 매니저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1일 은행으로부터 "결제 예정이던 전자어음이 (주)화승 예금부족으로 부도처리 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계좌가 동결되면서 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처리 됐기 때문이다. 급여를 현금으로 받는 타 브랜드 매니저와 달리 화승 브랜드 매니저들은 판매대금(급여)을 어음으로 받아 이를 할인해 매장 운영비와 직원 급여를 지급해왔다.

어음 부도로 브랜드 매니저들은 급여가 빚으로 바뀌는 광경을 보아야만 했다. 지급받은 어음을 할인받아 현금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오는 13일까지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승 측에 따르면 변제 대상 어음은 대략 3개월치 80억원 가량이다.

화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KDB산업은행과 협의해 인건비와 최소 생활비를 입증하면 결제할 금액을 경감하는 쪽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승 브랜드 매니저들은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본사의 간섭을 받으며 일한 만큼 돈을 받는 똑같은 근로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등록증이라는 노비 문서를 들고 있어 근로자로 불리지 않아 억울한 사람이 됐다"고 토로했다.

화승은 OEM 생산방식으로 의류와 신발등을 공급받는 과정에서도 어음 거래를 선호해 왔다. 의류 업계에 따르면 물품대금 미납 등 부도 어음 규모는 1천억원 대로 추산되고 있어 300여 명의 브랜드 매니저는 물론 50여개 중소 납품업체의 피해도 예상된다.

화승은 산업은행과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국책은행의 무책임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015년 산업은행은 2500억원대 사모펀드를 조성해 화승을 인수하고 이어 전 대표와 현 대표를 선임했고 지난해 11월부터 화승 어음이 할인이 어렵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화승의 경영난이 예상되는 상황이였으나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부도 어음 규모를 키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2015년 화승 인수 당시 전환사채 800억원을 떠안아 이번 회생 과정에서 채권자협의회 대표에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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