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文 대통령에 "복잡한 규제로 투자유치 어려워" 쓴소리
벤처 1세대, 文 대통령에 "복잡한 규제로 투자유치 어려워" 쓴소리
  • 권민수 기자
  • 승인 2019.02.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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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들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간담회'를 가졌다. 윗줄 왼쪽부터 노영민 비서실장,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문 대통령, 김범석 쿠팡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김수현 정책실장. 아랫줄 왼쪽부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주재한 '혁신벤처기업인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본관에서 1세대 벤처기업인들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 1세대 벤처 창업자와 김범석 쿠팡 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 이승건 비바리퍼플리카 대표 등 유니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제2의 벤처붐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인들이 만난 것으로, 문 대통령의 혁신성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창업이 활발해져야 하고 그렇게 창업한 기업들이 중견기업, 유니콘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기업인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해진 네이버 GIO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꼬집었다. 이 GIO는 "글로벌 기업은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이 동등한 법안을 적용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등 국내 ICT 기업은 연 수백억원을 망 사용료로 내는 데 비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거의 내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토로한 것이다. 네이버는 연 700억원을, 카카오는 200억원을 망 사용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CT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내기업과 해외기업 격차가 상당하다. 해외기업은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국내 기업만큼 따르지 않아도 돼 기업환경에 많은 차이가 생긴다. 규제 수준이 동등해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정부의 지원책이 시장경제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어렵다. 정부가 조금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바이오헬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한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은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는 네거티브로 규제로,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서 회장은 북한의 의료 환경이 열악하다며 "북의 의료문제 해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를 만드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유니콘 기업인들의 쓴소리와 조언도 잇따랐다. 이들은 규제가 투자유치와 기업활동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스케일업이 중요하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좋겠다. 또한 정책 목적의 펀드가 많은데 잘 될 곳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게 필요하다. 창업주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 유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걸 막는 것이 불확실성이다”라며 한국 시장이 너무 작다는 편견과 규제의 폭과 해석이 자주 바뀌는 것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서 “한국은 국민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받아들이는 속도 또한 빨라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그러므로 저러한 불확실성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복잡한 핀테크 규제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엔지니어의 부족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개발자를 빼 오는 상황까지 연출된다"며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주 52시간 규제도 꼬집었다. 그는 "주 52시간도 또 하나의 규제"라며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는 곳은 유연하게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오섭 L&P코스메틱 회장은 구직자 청년과 기업의 매칭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 개설을 제안했다. 또, 판매자와 제조자 중 한 곳만 기재할 수 있도록 규제 개편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말씀에서 “반드시 새로운 분야의 혁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조업 혁신을 근간으로 해서 다른 분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라며 "반기업 정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소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것들이 있어 국민들의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의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다. 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의식 개선은 금세 이뤄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해외에서 보는 한국의 불확실성은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 말고 기업활동을 해달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새로운 시도는 장점보다 단점에 눈에 띄는 경향이 있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적이 나온다면 국민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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