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현대극에서의 멜로는 ‘남자친구’가 처음이었어요. 진혁이가 너무 좋았죠.”

‘응답하라1988’에서는 최택,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세자저하로 여심을 들썩이게 한 박보검이 이번엔 ‘국민 남자친구’로 분했다. 최근 종영한 ‘남자친구’를 통해 사랑에 저돌적인 김진혁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그는, 진혁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후 2년여의 공백. 그동안 숨을 고르던 박보검은 김진혁을 만나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남자친구’를 통해 현대극에서의 멜로에 첫 도전한 박보검은 “초심을 잃지 않고 내가 받은 사랑을 잘 베풀고 싶다”며 앞으로의 소망 역시 전했다. 박보검을 만나 그의 이면을 조금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Q. 요즘 안방극장엔 장르물이 대세죠. 이런 장르를 통한 연기 변신을 생각해보진 않았나요?
박보검: 있죠. 기회가 된다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메디컬 장르도 좋고요. 최근에는 ‘라이프’를 재밌게 봤었어요. 요즘엔 드라마를 찍느라 다른 작품들을 다 챙겨보질 못했는데, 뭣보다도 저는 앞으로 진혁이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이번 작품으로 ‘국민 남자친구’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어요.
박보검: 정말 좋았어요. 작품에 따라 좋은 수식어를 만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려요. 저도 진혁이 같은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남자인 친구요(웃음). 진혁이 모습을 보면서 사랑 앞에 용기 있는 친구가 멋있게 느껴졌거든요.

Q. 그동안 많은 수식어가 있었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수식어가 있다면?
박보검: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다 좋았어요. 그래도 하나 뽑자면 ‘보검매직’이에요. ‘1박2일’에서 데프콘 형님이 만들어주셨는데요, 그 말이 따뜻하면서도 어떤 부분에도 다 작용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 좋은 방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 같은 사람.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Q. 이번 작품이 화제는 됐지만 시청률 면에선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전작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20%를 넘기기도 했고.
박보검: 모두가 다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죠. 하지만, 작품에 임하면서 보니 대본이 참 따뜻했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두근거리게 만들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부담감 같은 건 점점 놓게 되더라고요. 꾸준히 사랑해주시는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크거나 하진 않아요.

Q.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왔어요. ‘남자친구’는 박보검이라는 배우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박보검: 현대에서의 로맨스도 처음인데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 배우 모두 좋은 분들을 만났어요. 제게 ‘남자친구’는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준 작품이에요. 이 작품을 통해 느낀 것도 많아요. 시간의 소중함과 내가 잊고 살았던 것들을 많이 생각했고, 내 옆의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고 지낸 건 아닌가 하는 것도 느꼈어요.

Q.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은 게, 한동안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박보검: 시간이 참 빠르게 느껴졌어요. 어느덧 스물일곱이 됐기도 했고. 올해가 되면서 시간이 후루룩 지나갔다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혹은 축복한다고 표현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럴 시간도 모자란데 왜 여태껏 그런 마음을 잊고 살았을까 싶은 생각도 했죠. 더 표현하고 더 감사하며 더 좋아하는 시간이 많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작품을 끝내고 그런 마음으로 행한 행동들이 있나요.
박보검: 아직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요. 다만 저와 함께 하는 가족들과 한 시간, 하루, 일분일초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품으로도 제 얼굴을 많이 남기고 싶고, 지금 이 모습을 많이 남겨놓고 나중에 제 청춘을 돌아볼 때 이런 작품을 남겼고 이런 감정을 느꼈구나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잘 공감할 수 있고,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박보검
: 진혁이는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서 주변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었어요. 소중한 행복을 가질 수 있는 마음과 주변을 소중해하는 모습이 나와서 좋았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런 모습을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Q. 문득 든 생각인데, 박보검 같은 선한 이미지의 배우가 악역을 하면 정말 새로운 재미가 될 것 같아요.
박보검: 그런 건 좋을 것 같아요. 무조건적인 악역보다는 인물의 서사가 있거나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악역이 된 그런 캐릭터요. 무조건적인 악도 할 수는 있지만 제 자신이 힘들 것 같아요. 역할과 저를 분리할 수는 있지만 제가 두려울 것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작품을 볼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죽이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계기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는 캐릭터면 좋을 것 같아요. 하게 된다면 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평소에 연기할 때 역할에 몰입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가령,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몰입한다던가.
박보검: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확실하게 역할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은 잘 확보하는 편이거든요. 기도도 많이 하고 가족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요. 작품을 하면서는 순간순간마다 잘 집중하려고 하죠.

Q. 기도나 가족들과의 대화 외에, 보통의 여가 시간엔 뭘 하는 편인지 궁금해요.
박보검: 활동적인 걸 좋아해요. 프리다이빙 같은 걸 배우고 싶기도 하고요. 반면에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아해요.

Q. 일을 하면서 놓치게 되는 순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것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게 있다면.
박보검: 건강한 정신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정신과 중심, 그리고 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 같은 것들이요. 누구나 다 첫 작품을 할 때 떨리고 설레는 마음은 크잖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마음들이 예전만큼 크지는 않죠. 여유로워지거나 마음이 넓어지거나 대처력이 좋아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들이 조금씩 꺾이는 것 같더라고요. 첫 마음,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요.

Q. 일을 하면서 수많은 순간들이 오잖아요. 가령, 일에 치이거나 혹은 사람에 치이는 순간들이 오기도 하죠.
박보검: 그래도 다 감당할 수는 있게 되더라고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건데 절 찾아주시는 게 감사하죠. MC 같은 경우도, 작품도 다 그래요. 저를 떠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복이니까요. 그런 거에 대해서는 늘 감사하는 마음이죠.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박보검 / 사진=구혜정 기자

Q. ‘1박 2일’ 같은 예능에서 또 박보검을 찾는다면 할 의사가 있을까요?
박보검: 기회가 되면 좋죠. 다들 너무 보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예능에 나온다고 해도 재밌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그렇지 않나요?

Q. 최근 그런 게시물이 돌기도 했어요. ‘여자를 웃게 하는 방법’인데, 보면 박보검 씨가 뭐만 해도 다른 분들이 흐뭇하게 웃는 것들이요. '박보검은 서 있기만 해도 재밌다'는 말도 있죠(웃음).
박보검: 어휴,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죠(웃음).

Q.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데,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지금의 인기를 내려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무서움이 있을까요?
박보검: 무섭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정말 그게 맞는 말이니까. 그래서 저는, 제가 받은 사랑을 더 잘 베풀고 싶어요. 제가 해준 것도 없는데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시는 거잖아요. 아직까지도 많이 신기해요.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고 행복하고 또 감사해요.

Q. ‘남자친구’로 새해의 첫 시작을 잘 마쳤어요. 올해를 어떻게 채워나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한 부분이 있다면.
박보검: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아껴주시는 분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소소한 행복과 감사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작품으로 인사드릴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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