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박능후 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 를 검토하도록 결정했다. 제공 :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월 1일 회의를 열어 한진칼에 대해 제한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1일 국민연금 기금위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4시간 넘는 회의를 거쳐 대한항공을 제외한 한진칼 정관 변경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주주권을 행사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국내 연기금 중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들 도입해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됐으나 문제 총수일가에 대한 해임이 아닌 법적 처분을 받은 이사의 연임 반대를 정관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정신에 반하는 소극적 주주권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현재 배임·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나 1심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국민연금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조양호 회장 연임 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기금위원장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회의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목적은 기금의 장기수익성, 주주가치의 제고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주주활동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으나 연금자본주의 논란을 우려해 제한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기금위 결정으로 국민연금은 조양호 한진 회장 이사해임, 신규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방식을 검토해왔으나 정관 변경에 대해서만 관여하게 됐다. 국민연금의 제안에 따라 정관이 변경될 경우 조양호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안에 대해 1심 유죄 판결을 받으면 연임이 불가능하게 된다.

반면, 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표방하는 사모펀드 KCGI 측은 31일 한진칼에 감사 1인과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한진 측에 전달해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부분적으로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미디어SR에 "갑질, 횡령, 배임, 탈세, 외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이번 결정으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정신을 후퇴시켰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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