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minzada

 

정태영 :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이끄는 인물. 현대카드를 성공시키면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대중에 알려졌고, 그 이전엔 남자판 신데렐라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다. 그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금수저로 자랐지만 결혼으로 재벌가에 입성하며 재벌가 사위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게 된 인물. 하지만 재벌가 사위 중 몇 없는 능력으로 인정받아 그룹 경영에 참여하게 된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현대카드의 실적악화와 보험시장에서의 부진한 성적으로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처남 정의선 체제로 향한 현대차그룹에서 매형 정태영이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 한국의 잡스, 그리고 대표적 스타 경영인인 그는 또 한 번 현대의 위기를 극복한 영웅이 될까.

정경진 : 정태영의 아버지이자 종로학원 설립자. 정태영은 1960년 정경진 씨의 첫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수학적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배웠다"라고 말한다.

정태영 회장은 한 고등학생에 보내는 편지를 통해 유학 시절 MIT에서 수학에 D를 받아 충격을 받아 자신을 더 열심히 자극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수학은 정말 좋은 취미다. 계산력이나 암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진도가 나가다보면 수학에서 숫자를 다루지 않고 논리를 다루기에 논리적 사고방식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즉 그가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도 단순히 숫자를 셈하는 것이 아닌 논리적 사고방식인 것이다.

그는 현대카드의 다양한 문화 마케팅이 경영적 성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돈이 되는지를 물어대기 시작하면 아무도 하고 싶지 않다. 그걸 걷어내 주는 것이 우리의 작업이다. 물론 비지니스를 그렇게만 하면 안된다. 숫자에 대한 냉정한 계산과 판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숫자에 얽매이면 자유로움이 사라져서 회사가 재미가 없다. 영혼이 없어진다. 어떤 분은 종일 숫자만 보지만 어떤 분은 자유로운 영혼도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남들 눈에는 돈이 안 될 것 같은 문화 마케팅은 그만의 이런 경영 철학이자 논리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정명이 : 현대캐피탈 부문장. 정태영의 아내이자, 정몽구 회장의 딸. 1985년 정몽구 회장의 둘째 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과의 결혼으로 정태영 회장은 현대가 사위가 된다. 그 때 그의 나이 불과 26살이었다. 그리고 이 결혼으로 인해 정태영 회장은 재벌가에 입성하게 됐다. 장인인 정몽구 회장은 특히 정태영 회장을 아낀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차그룹 사위 중 유일하게 현대그룹의 경영에 참여한 것도 정태영 회장이다.

그는 1987년 현대종합상사 기획실에 입사했고, 이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도쿄지사 담당, 미주 멕시코 법인장 등을 지냈다. 미주 멕시코 법인장 시절 흑자 전환의 공을 인정받아 2003년에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본격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은 현대카드에서의 성과 때문이다. 2003년 10월 현대카드로 옮긴 그는 그 해 적자만 2조원이던 현대카드에서 현대카드M이라는 히트 상품을 출시, 1년 만에 100만 회원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후 디자인을 강점으로 한 현대카드V, 현대카드H, 현대카드 플래티넘 시리즈 등으로 카드 시장에 획을 긋는데 성공했다.

결국 그는 2015년 5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비록 이 빠른 승진의 배경에는 현대가 사위라는 특수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정태영 회장의 능력이 검증한 인사라는 평가도 함께 존재했다.

황유노 : 현대카드 사장. 1983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이후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캐피탈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8년부터 현대카드에서 인사와 보안 업무를 총괄했고, 지난 해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2011년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사고라는 악재를 정 부회장과 함께 수습한 인물이다.

최근 실적이 부진한 현대카드의 위기 속에 정 부회장과 황유노 사장 콤비가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혁신의 동반자로 또 한 번 신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인지, 혹은 정의선 체제에서 정태영 부회장을 견제하기 위한 승진인 것인지 시각은 양분되어 있다.

정의선 :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이자 정태영의 처남. 정태영 부회장의 아내 정명이 현대캐피탈 부문장이 정의선 부회장의 누나다. 그러나 재벌가의 가족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둘의 사이는 단순한 처남-매형의 사이는 결코 아니다. 정의선 체제로 접어든 2019년의 현대가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에서 이뤄낸 달콤한 성과들이 점점 빛을 바래가고 있는 시점인데다, 현대자동차 역시 해외시장 판매량 회복과 미래 먹거리 해결 등의 과제가 산적한 시점이다. 특히 현대카드는 실적 부진으로 지난 해 상반기 보스컨컨설팅그룹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인력 감축 제안을 받기도 했다. 막 출범한 정의선 체제에 이런 정태영 부회장의 부진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행 : 혁신의 아이콘 정태영 부회장의 영감의 원천. 현대카드의 눈부신 성공은 정태영의 독특한 문화 마케팅에서 비롯됐다. 특히 현대카드 슈퍼매치와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의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확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카드의 이미지가 젊은 감수성을 파고 든 것이다. 이런 마케팅 전략들을 구상한 정태영 부회장은 평소 여행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정태영스러움은 현대카드 인사이트 트립이라는 제도로도 발전된다. 임직원들이 일주일 정도 여행을 떠나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치열하게 발견하는 제도다. 배워서 꼭 일에 접목하라는 의무감은 없다고 말하지만, 이 여행을 싫어하는 임원도 있다고 한다.

바우하우스 : 오늘날 현대 예술에 방대한 영향력을 미친 독일의 예술교육기관. 현대카드 디자인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정태영 부회장은 2015년 채널예스의 대담에서 “바우하우스는 저희 인사이트 중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중략) 제 입장에서 바우하우스가 주는 인사이트가 굉장히 많았다. 저희 회사의 광고, 브랜딩 담당하는 친구들은 무조건 바우하우스를 공부하게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말하는 바우하우스에서의 인사이트는 ‘총체적인 것’ 예술의 확장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고 그것이 곧 차별화된 카드 디자인에서 출발했지만 문화 마케팅 전반으로 확장된 현대카드의 브랜딩에 녹아 있다.
최근에도 현대카드는 더 그린이라는 프리미엄 카드를 성공시켰다. 카드 디자인과 색상의 유니크함 뿐 아니라 카드 혜택에 있어 2030세대의 일상 트렌드를 잘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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