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사진 왼쪽)과 그랩의 앤서니 탄 CEO가 '맵&내비게이션'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JV '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과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 그랩(Grab)이 손잡았다.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그랩의 내비게이션과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양사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그랩의 앤서니 탄(Anthony Tan) 공동창업자 겸CEO가 참석해 조인트 벤처 (Joint Venture 이하 JV) '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싱가폴에 본사를 둔다. 그랩의 제럴드 싱(Jerald Singh) 서비스총괄이 CEO를 맡고 SK텔레콤의 김재순 내비게이션 개발셀장이 CTO를 맡는다.

SK텔레콤은 T맵 서비스로 17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기술 개발부터 제품 사업화까지 기술방향, 개발 로드맵, 전략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그랩은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336개 도시에서 택시, 오토바이, 리무진 등을 운영하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 공유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추싱(DiDi)과 미국의 우버(Uber)에 이은 3위다. 

그랩은 구글맵 기반으로 앱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랩은 '지역특화(Hyper Local)'를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차량과 기사 등은 현지화가 가능했지만 내비게이션은 쉽지 않았다. 그랩의 기술력으로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구글맵을 이길 수 없었던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30일 미디어SR에 "그랩은 내비게이게이션을 만들어본 적이 없다. 자체 개발 내비에서 오류가 나면 오히려 경쟁력을 상실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는 SK텔레콤과 합작사를 만들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양사의 JV 설립은 그랩의 자사 서비스 전용 맵(Map)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확보 등 경쟁력 강화 필요성과,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자율주행, 정밀지도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려는 SK텔레콤의 이해관계가 맞은 데 따른 결과물"이라 밝혔다. SK 관계자는 "T맵택시 해외진출 첫 사례로 T맵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랩 지오 홀딩스는 1분기 중 싱가포르에서 T맵 기반의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전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SK텔레콤은 차량 및 도로 정보, 교통현황 등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초정밀 위치 측위 솔루션 등을 그랩 측에 제공하고, 그랩은 동남아 각국의 차선과 신호등 등 도로 정보와 지도 데이터를 공유한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조인트벤처의 설립은 동남아 지역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방식에 큰 임팩트와 변화를 주는 출발선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모빌리티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랩의 앤서니 탄 CEO는 “그랩은 매일 동아시아에서 새로 생기는 도로를 추가하는 등 지역특화(Hyper Local)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SK텔레콤의 지도·내비게이션 기술과 그랩의 지역 데이터의 결합은 이 같은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