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 : 구혜정 기자

 

두산 그룹 재단 중 가장 대표적인 재단은 지난 1978년 설립된 두산연강재단이다. 연강은 박두병 초대회장의 호로, 이 재단은 설립 5년 전 사망한 박 초대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

설립 당시 박두병 초대회장의 네 아들인 박용곤, 박용오, 박용성, 박용현 등이 출연했다. 이중 박용현은 지난 2005년부터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재단의 설립 당시부터 이사진으로 합류했고, 현재 중앙대학교 이사장 직도 겸직하고 있다.

네 아들 중 유일하게 의료인 출신인 박용현 이사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서울대 의과대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대한소화기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 의료계에서도 주요 보직에 오르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의사로서의 커리어도 40년 가까이 되지만, 1998년부터 서울대병원장 직을 맡는 등 의료계에서도 경영 쪽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그러다 2005년 두산 연강재단 이사장 직을 맡은 이후 본격적으로 두산그룹의 경영에 참여해온 점이 눈길을 끈다. 그는 2007년 두산건설 회장 직에 오른 것에 이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두산그룹의 회장 직에 있었다.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직이 의사에서 경영인으로의 신호탄이 된 셈이다.

두산연강재단의 이사회에는 이사장 외 8명의 이사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재단은 이들의 프로필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회의록 등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아 재단의 이사회 운영 면에서의 투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공시자료에 이사회 명단이 공개되어 있다. 회의록 공개는 공개할 계획이 없다. 다만 이사회는 연 2~3회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 그룹 산하에는 2015년 박용만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고, 두산그룹이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동대문 미래재단도 있다. 해당 재단의 이사장 직은 두산 총수 일가와 관련이 없는 김동호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 전문대학원원장이 맡고 있다. 문화부 차관을 지낸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기틀을 마련해온 명예 집행위원장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재단은 동대문의 지역발전 모델 개발 및 신생디자이너 발굴 및 육성 등의 취지에 맞는 이사회를 구성했다. 동대문 미래재단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명단 외 프로필이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되어 있다. 주로 문화 관련 인사들로,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좌교수 신현택 이사, 국내패션쇼 디렉터 및 심사위원인 서영희 이사가 있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예종석 회장이 감사 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두타몰 대표이사인 조용만 씨도 이사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동대문 미래재단 역시 이사회의록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아 이사회 내부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을 외부에서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두산의 또 다른 재단인 따뜻한 재단은 지난 2012년 박용만 회장이 현금과 토지를 출연해 설립한 재단으로, 그의 아내 강신애 씨가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고(故) 김근태 의원의 아내이자 김근태 재단 이사장 직을 맡고 있는 인재근 씨 등이 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법무법인 두우의 대표 변호사인 조문현 씨가 감사 직을 맡고 있다. 통상 재단의 이사진들이 5인 이상이고,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익법인에는 5명 이상의 이사와 2명의 감사를 두게끔 했지만, 따뜻한 재단은 1인의 감사를 포함해 총 4인의 이사진들로 꾸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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